[이태원 참사] 대통령보다 늦은 보고, 기동대는 의문만…석연찮은 경찰

2022. 11. 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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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부와 경찰청 등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께 사고가 발생한 뒤 첫 보고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46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시간5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1시간21분, 윤희근 경찰청장은 1시간59분이 걸렸다.

경찰의 경우 김광호 청장은 서울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오후 11시36분에 보고받았다.

윤희근 청장은 다음날 0시14분에야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부터 전화로 최초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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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시간 뒤에야 인지한 경찰청장
대통령·행안 장관 지시 여부 ‘불투명’
임호선 “총체적 부실…경호에만 정신팔려”
파출소 기동대 요청 의혹도 규명 필요
경찰청, 강제수사 돌입·인사조치 단행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사과를 한 가운데 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정문 전광판에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문구가 보인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경찰의 보고’ 대응 체계가 ‘총체적 부실’이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찰 수뇌부가 대통령보다도 보고를 늦게 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기동대 요청을 두고도 현장과 지휘부의 입장이 엇갈리는 등 의문만 증폭되는 상황이다.

3일 정부와 경찰청 등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께 사고가 발생한 뒤 첫 보고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46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시간5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1시간21분, 윤희근 경찰청장은 1시간59분이 걸렸다. 윤 청장의 경우, 언론 최초 보도시점보다도 37분 늦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53분 소방청 상황실로부터 사고 내용을 통보받은 뒤 11시1분에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행안부 상황실은 같은 날 오후 10시48분 소방청 상황실에서 보고받고, 이 장관에게는 11시20분 첫 보고를 올렸다.

경찰의 경우 김광호 청장은 서울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오후 11시36분에 보고받았다. 김광호 청장은 오후 11시34분 용산서장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했다가 2분 뒤 다시 전화를 건 뒤 상황을 인지했다. 윤희근 청장은 다음날 0시14분에야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부터 전화로 최초 보고를 받았다.

대형 참사 상황에서 벌어진 경찰의 ‘늑장 보고’ 사태는 결국 부실 대응을 불렀다. 사고 당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79건에 달하는 112신고가 쇄도했지만 대통령실 앞 윤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용산서장은 오후 10시17분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하고, 김광호 청장은 다음날 오전 0시25분에 현장 지휘를 시작했다. 인근 경찰서에서 지원이 시작된 것은 0시58분이었다.

윤 대통령과 이 장관이 사태를 인지한 직후 윤희근 청장이나 김광호 청장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는지 등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찰청 차장을 지낸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총체적 부실”이라며 “이런 상황이면 실시간으로 다 대응돼야 하는데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도, 정부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질타했다.

특히 임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경찰 경비·교통 패턴이 무너진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아침·저녁 (대통령)경호·경비대책으로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나머지 문제에서는 대응을 못했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놓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의 기동대 지원 요청을 놓고서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경찰 내부망에는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문제로 용산서가 서울청에 기동대 경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윗선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익명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서울청은 기동대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이태원파출소장이 사고 전에 내부망 메신저를 통해 용산서 감찰과에 핼러윈 인파와 관련한 혼잡 경비와 교통통제 등을 위해 교통기동대를 지원 요청을 했다고 한다”며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서울청에 지원 요청이 올라갔는지 확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 같은 의혹들을 포함해 전반적인 핼러윈 대비와 참사 대응 과정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2일 용산서, 용산구청, 서울경찰청 등 7곳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나서며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또 경찰청은 이임재 용산서장과 사고 당일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청은 두 사람에 대해 업무태만을 확인했다며,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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