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민들, 암흑·추위와 전쟁에서 결국 승리할 것" WP

강영진 2022. 11. 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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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홍보 비서 출신 일리아 멘델이 미국 워싱턴포스트(WP) 2일(현지시간)자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암흑과 추위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들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새로운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적군과 총알, 대포가 아닌 추위와 암흑과의 전쟁이다.

이달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국의 민간 기반 시설을 대거 공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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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히기 일쑤되자
주민들 자발적으로 음식·약품 상자 설치
따듯한 옷 껴입고 촛불 켜고 배터리 선물
고난 익숙한 우크라 국민들 능히 이겨낸다

[키이우=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가로등이 꺼진 거리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발전량의 40%를 잃은 우크라이나가 겨울을 앞두고 전력 절약을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2022.11.0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홍보 비서 출신 일리아 멘델이 미국 워싱턴포스트(WP) 2일(현지시간)자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암흑과 추위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들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새로운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적군과 총알, 대포가 아닌 추위와 암흑과의 전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응을 감안할 때 이겨낼 것이다.

우리의 전쟁이 어떤 지는 엘리베이터를 타보면 안다. 지난 주 나탈리아 호르반(36)과 18개월 먹은 딸 알리나가 아침 산책을 마치고 정오 10분 전 아파트에 돌아왔다. 정오부터 정전이 시작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정전이 됐다. 비상 버튼도 작동하지 않았고 전화도 먹통이었다. 나탈리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경비가 응급구조대를 불렀다. 자칫 5시간 이상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을 뻔했다. 그들은 2시간 만에 구조됐다.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건 정말 막막한 일이지만 엘리베이터에는 약간의 음식과 진정제가 든 상자가 있다. 두 사람이 이를 먹진 않았지만 상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이달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국의 민간 기반 시설을 대거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크라이나는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여건에 적응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8일 400만명에 전기 제한 공급을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이 지속돼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최근 키이우 주민 80%에 대한 수도물 공급이 끊겼다.

고속도로 등 모든 도로의 가로등이 꺼졌다. 시내 가로등도 켜져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모든 마을과 도시가 하루 4시간 이상 정전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어떻게 맞설까? 따듯한 옷을 껴입고 촛불을 켜고 서로에게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를 선물한다. 전기를 절약하려고 전기 스위치를 계속 끈다. 내가 사는 건물의 이발사가 엘리베이터에 과자, 물, 쓰레기 봉투, 의약품이 담긴 응급상자를 두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정전으로 엘리베이터 세 곳에 갇혀 있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 식수, 초콜릿, 과일, 응급의약품이 든 상자를 놓기 시작했다.

아무도 이런 일을 좋아하진 않는다. 전쟁 초기 크게 파괴된 이프린에 사는 의사 카리나 카둔은 전기 공급이 끊어지면서 세상 일을 알기가 힘들어졌다고 했다. "정전되면 사람들이 휴대폰 인터넷에 매달리지만 너무 느려서 뉴스를 볼 수가 없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제 가까운 곳에서 폭발이 있었는데도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고난에 익숙하다. 1990년대 소련 붕괴 직후 전기는 사치였다. 촛불을 켜고 숙제를 하던 일이 생각난다.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는 것도 어려웠고 사람들은 모여서 소식을 서로 나누곤 했다. 이웃의 할리나는 종종 우리 집 부엌에서 스웨터를 짰다. 그렇게 촛불도 아끼며 살았다.

내 고향 헤르손에선 온수가 나오리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루 두 번 찬물만 나온다. 아침과 저녁 각각 한 시간 씩이다. 더 오래 물이 나오면 쉬는 날 기분이 들 정도다. 키이우를 제외하면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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