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청출어람’ K-방산 잇단 낭보에 초조해진 美방산업계

유병훈 기자 2022. 11. 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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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이 폴란드 등 유럽 국가와 잇따라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자 미국 방산업계에서 오랜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 시각) 한국의 무기수출 계약 규모, 그리고 신속한 납기가 미국 방산업계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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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현대로템 제공=뉴스1

최근 한국이 폴란드 등 유럽 국가와 잇따라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자 미국 방산업계에서 오랜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 시각) 한국의 무기수출 계약 규모, 그리고 신속한 납기가 미국 방산업계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미 방산업계에는 한국의 무기 수출이 폴란드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 한국이 연내 폴란드에 무기를 인도하기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순전히 마케팅에 불과하다. 한국은 그들이 약속한 것처럼 무기를 신속하게 인도할 수 있는지 입증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방산업계가 한국 방산업계를 견제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한국이 유럽 국가들에게 대규모 방산 계약을 연이어 따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지난 7월 한국에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총 148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지난달에는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을 구매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직접 맞닿은 동유럽의 에스토니아 역시 이미 한국에 K9 자주포 18문을 주문했으며, 북유럽의 노르웨이도 K2 전차 구매를 고려 중이다.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격적인 안보 위협으로 떠오른 러시아에 맞서 첨단무기를 신속히 확보할 필요가 커졌으나, 전통적으로 거래해온 미국이나 독일의 방산업계가 납기를 맞출 능력이 안되자 한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한국은 미국산 무기보다 대체로 저렴한 가격에 부품 호환도 가능하며, 북한이나 중국과의 군비경쟁이 지속된 이유로 약속한 납기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어 장비 현대화가 시급한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도 한국을 미국에 대한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폴란드의 경우 K2 전차 800대를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기술 이전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한국 무기의 가장 큰 장점인 빠른 공급 속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이 한국군에 대한 무기 공급을 늦추면서까지 수출용 장비 생산을 우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조해나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워낙 짧은 기간에 K2, K9 초도 물량을 폴란드에 인도한 것을 보면 수요를 맞출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 같다”면서 “한국이 한국군 현대화보다 폴란드의 주문을 우선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과 유럽의 방산 협력이 미국의 안보 대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맥스 베르크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유럽 담당 국장은 미국이 인도·태평양으로 시선을 돌리는 상황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이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에 실질적인 혜택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이 오랫동안 미국산 무기의 의존하는 바람에 자체 방산 역량이 약화했다면서 “미국 방산업계가 시장 점유율 감소 가능성 때문에 걱정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더 넓은 국가안보 관점에서 보면 유럽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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