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매몰 9일 "엉뚱한 지도, 고장난 기계…우리 힘없다고 이 지경?"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2. 11. 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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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매몰사고 고립 작업자 가족 인터뷰
내시경 카메라로 생존 확인 중…펄·물 없어
시추 기계 1대는 고장…나머지 1대는 헛발질
구조 지연? 20년 전 도면으로 다른 곳 시추
접근금지 명령·사망자 있었지만 작업은 계속
커피믹스·식수 가지고 갔는지 확실하지 않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 (매몰자 가족)

지금부터 우리가 갈 곳은 이태원 참사만큼이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곳입니다. 바로 경북 봉화군 아연산에서 발생한 광산매몰사고 현장입니다. 광산에 갱도로 모래와 흙이 약 900톤 정도가 순식간에 쏟아졌어요. 거기에 두 명의 노동자가 그대로 갇힌 건데요. 60대 한 명, 50대 한 명. 지하 190m 땅 속에 고립이 돼 있는데 오늘이 무려 9일째입니다.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 헤아려지죠. 그런데 어제부터 구조작업에 드디어 속도가 붙었다고 그래서요. 저희가 현장을 바로 연결합니다. 50대 광산노동자의 조카세요. 나와 계십니까?

◆ 익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구조작업이) 속도가 좀 붙었다라는 얘기까지 듣고 제가 어제 잠을 청했는데 좋은 소식이 있습니까?

◆ 익명> 지금 현재 시추 작업하는 곳에 기존에는 암석이 있었는데 구조할 만한 공간에 도달을 해서 지금 거기에서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시추 작업의 길을 뚫은 거예요. 그러면?

◆ 익명> 네.

◇ 김현정> 그러면 두 분이 계시는 걸로 예상되는 공간까지 지금 내시경 같은 게 내려갈 수 있는 건가요?

◆ 익명> 네, 지금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서 확인을 했는데 다행히도 저희가 거기에 펄이 차 있었을 가능성이나 물이 찼을 가능성, 이런 것들을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거기에 그런 게 차 있지 않아서 그런 점도 확인한 상태입니다.

매몰사고 현장 구조 작업도 / 출처: 경북소방본부

◇ 김현정> 너무 다행입니다. 지금 땅속 지도를 보여드리고 있는데 이분들이 지하 190m 아래에 고립이 돼 계시는데 생존 공간이 있기는 있어요. 있기는 있는데 거기에 혹시 물이 찼거나 펄이 차있으면 그러면 좀 어려울 것이다, 이래서 걱정을 했던 건데 내시경 카메라가 들어가 보니 일단 물이나 펄은 없는 것으로.

◆ 익명> 네.

◇ 김현정> 정말 일단 다행입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2박 3일이면 구조가 될 것같이 했는데 왜 이렇게 9일째 됐는데 아직도 이게 안 되고 있는 거죠?

◆ 익명> 저희도 그 부분이 너무나도 답답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삼촌이 거기에 갇힌 날로부터 지금 구조작업이 너무나도 수동적인 태도로 이게 진행을 하고 있어서 총 책임자도 저희한테 이틀만에 나타나서 설명을 하고 그 전까지는 여기 뉴스에는 특수구조대가 수십 명이 투입됐다고 보도가 됐었는데 현장에서는 이 회사에서 일하는 광부님들, 노동자님들이 4교대, 3교대로 움직이면서 대여섯 명씩 들어가서 작업중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소극적이었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다 보니까 속도가 안 붙다가 그러면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게 언제예요?

◆ 익명> 경북도지사님이 내려오시고 그리고 그 전날 대통령님 지시사항이 있어서 이곳에 시추 기계가 두 대가 그때부터 들어왔었던 건데요. 그때 시추 기계 하나는 고장이 난 거였고 시추 하나는 헛발질을 해서 다른 곳에 뚫었던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그거에 대해서 너무 화가 나서 대체 어떠한 근거와 어떤 자료를 가지고 이 자리를 정했느냐 했더니 이 회사의 대표자가 지시한 그곳에 20년 전 도면을 가지고 그곳을 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대체 지금 현장을 총 진두지휘하는 곳이 어디냐라는 걸 저희가 따져 물을 수가 없었어, 그걸 물을 수밖에 없었어요.

2일 오후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6시께 발생한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지하 190m 수직갱도에 고립됐다.

◇ 김현정> 어디에요?

◆ 익명> 저희가 그 전까지는 계속 이 사업체에서, 소장이 계속 이거를 컨트롤하고 있었다고 저희는 전해 들었고 저희는 더 이상 이 회사의 간부 말을 믿을 수도 없고 이 작업 현장을 보고 진짜 너무나도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어서 기자님이 오실 때 카메라 앞에서 정말 울부짖으면서 호소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날부터 구조 작업 분위기와 속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 김현정> 이해가 됐어요. 그러니까 이게 9일째인데 한 6일째, 7일째까지도 헛곳을 파고 있었군요. 그것도 고장난 기계로. 헛곳을 파고 있다가. 대통령 지시 후부터, 지사도 움직이고 그때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 익명>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고의 순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사고 발생한 날이 10월 26일. 늘상 작업을 하던 곳일 텐데 거기가 어쩌다가 그렇게 무너진 거죠?

◆ 익명> 지금 제가 알기로는 1년 전, 지난 해 12월에 안전진단으로 여기 갱에 충진 작업을 멈추고 차량이나 인원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여기에서 작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두 달 전에 사망 사고가 있었는데도 여기에서 그 작업자들 넣어서 거기에서 작업을 한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고요? 위험하다고 해서, 노후됐다고.

◆ 익명> 네, 그 갱에 너무나도 펄이 많이 차여있는 상태니까 이게 붕괴될 거를 우려해서 지난해 12월에 산자부에서 여기 안전진단 내린 게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왜 계속 거기에 작업을 시킨 거죠?

◆ 익명> 그러니까요.

◇ 김현정> 불법이네요.

◆ 익명> 그렇게 진행해 온 사업체가 또 구조 작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저는 진짜 그런 모든 것들이 다 이해가 되지 않고 있고 지금 저희는 계속 지속적으로 지금 신경을 놓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거는 나중에 수사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마는 그렇게 해서 거기가 무너졌는데 한 일곱 분이 같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다섯 분은 탈출을 하셨고 두 분은 탈출을 못 하신 거예요?

◆ 익명> 네, 저희 삼촌은 제일 깊은 곳, 190m에 있었고 그 탈출하신 분들은 다행히도 30m, 펄이 쏟아지기, 갱보다 위에서 계셨기 때문에 탈출이 가능했습니다.

◇ 김현정> 지점이 달랐군요. 가장 깊은 곳, 190m 아래에 계시던 두 분이 고립이 된 상태. 두 분이 지금 잘 버티고 계셔야 될 텐데 그 무엇보다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작업 가실 때 식수하고 커피믹스를 좀 가지고 가셨다면서요.

◆ 익명> 그거는 그냥 여기에 노동자님들에 대한 이야기고요. 그거는 확실하게 확인된 건 없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 얘기듣고 다행이다, 식수 한 10리터를 가지고 가셨다기에 그래도 물이 있으면 버틸 수 있으니까 다행이다 했는데 정확치가 않아요?

◆ 익명> 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로는 어제 구조한 그 환경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주셨는데요. 거기에 보니까 지하에 지하수 같은 것들, 암석 사이로 뚝뚝 떨어지는 그런 것들도 보여서 좀 그런 게 있어서 다행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 갱도 안에 공기는 어떻게 충분하다고 하나요? 어떻게들 보고 계세요?

◆ 익명> 거기는 그 영상으로 봤을 때는 꽤나 공간이 넓어서 공기는 충분히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공기는 충분히 있고 이제 거기가 물 차거나 펄만 안 찼으면 희망이 있는 건데 일단 안 찬걸 지금 확인한 겁니다. 내시경으로.

◆ 익명> 네.

(연합뉴스)


◇ 김현정> 천만다행입니다. 그게 천만다행이고 어제 가족들이 지하 진입로 내부까지 가족대표 한 분이 들어가보셨다고 들었어요.

◆ 익명> 어제요?

◇ 김현정> 네. 아드님 한 분이 직접 내려가서 사진 찍어오셨다면서요. 그 구조작업. 저 사진,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데.

◆ 익명> 어제가 아니고 며칠 전에.

◇ 김현정> 며칠 전이에요?

◆ 익명> 아주 구조작업 초입, 얼마 되지 않았을 때.

◇ 김현정> 저게 지금 사진이 무슨 이렇게 울퉁불퉁한 바위 같은 건데 저게 지금 어디쯤입니까? 내부로 들어갔던 아드님이 찍어오신 그 사진을 우리가 보고 있는데.

◆ 익명> 그게 광산 아마 들어가서 이제 작업을 막 이제 시작한 그 단계의 사진일 거예요. 거기가 다 암석으로 막혀 있는.

◇ 김현정> 막혀 있는. 진입로가 막혀 있고 갱도가 막혀 있는 그 사진.

◆ 익명> 네, 봉락돼 있는.

◇ 김현정>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지금 하루하루 피가 마르실 것 같습니다.

◆ 익명> 네.

◇ 김현정> 생계도 이어가셔야 되니까 다 거기 계시지는 못 할테고 몇 분 남아 계세요?

◆ 익명> 지금 저희 삼촌 가족은 저랑 이모랑 이모부가 계속 여기에 있어요. 큰 삼촌이랑요.

◇ 김현정> 거기 어떻게 묵으실 만한 장소가 있습니까?

◆ 익명> 네, 여기에서 처음에 남자 노동자님들 쓰시는 기숙사를 들어갔는데 거기 너무 환경이 열악하고 해서 여기 식당 이모님들이 쓰시던 방을 내주셨습니다.

◇ 김현정> 식당 이모님들 쓰시는, 가건물 이런 데. 컨테이너 이런 쪽에 계시는 그런 상황.

◆ 익명> 네.

◇ 김현정> 이미 안전진단상 근무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라고 나온 곳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이 들어가서 근무를 했으니 저는 이게 얼마나 열악한 상황이었고 또 얼마나 절박하게 이분들이 일하셨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요.

◆ 익명> 네, 여기는 정말 문제가 너무나도 많은 작업 환경이고 지금은 이제 우선 삼촌 구조하는 데만 집중을 해야 되는 상황이어서 우선은 저희가 최대한 구조 요청을 저희 가족들도 생각을 짜내서 계속 요구하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삼촌이 하시는 일이 굉장히 어렵고 위험한 일이다, 이런 생각들은 가족이 하고 계셔서 더 걱정을 하셨겠어요. 소식 딱 들었을 때.

◆ 익명> 네, 삼촌이 경제적으로 넉넉치가 않으니까 여기까지 와서 일을 한 건데 저도 처음 어제 영상으로 뚫린 작업환경을 보여주셨는데 그거 보니까 너무 말이 안 나오게 힘든 작업 하는 곳에서 일을 하고 계셨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가 막장이라는 말 쓰잖아요. 인생의 막장까지 왔다. 무슨 막장 이런 말들. 씁니다. 그게 어떤 표현이냐면 그만큼 어려운 , 정말로 어려운 환경 마지막을 얘기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곳에서 지금 말씀하셨을, 삼촌이 넉넉치 않아서 이렇게 힘든 곳에서 목숨을 내놓고 일을 하시다가 이런 일을 당했는데 구조라도 빨리 이루어져야 되는데 엉뚱한 곳을 뚫고 있었고 고장난 기계로 뚫고 있었고 위에서 정부에서 해라 하니까 그때부터 이게 이루어졌다는 게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지금 가족들 모여서는 이게 우리가 힘이 없어서 이런 것인가, 이런 한탄도 많이 하시겠어요.

◆ 익명> 네, 당연히 그렇고 대통령님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정말 일처리가 일사천리도 되지 않는, 그 시추 기계도 고장이 나고 그 사업체 대표자의 말만 갖고, 20년 전 지도를 갖고 정말 이렇게 오래 구조작업을 하는 이 상황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기 때문에 진짜 그런 부분들이 너무 답답합니다.

◇ 김현정> 오늘 중으로 저는 좋은 소식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들려올 거라고 믿습니다. 조카 분께서도, 우리 가족 분들께서도 희망 잃지 마시고요. 힘 내셔야 됩니다.

◆ 익명> 네.

◇ 김현정> 그리고 좋은 소식 들려오면, 구조가 되시자마자 저희 쪽으로 연락 꼭 부탁드릴게요.

◆ 익명>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그 소식은 제가 뉴스쇼를 통해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힘내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봉화 아연광산 매몰 현장 벌써 9일째입니다. 고립 돼 있는 노동자의 가족 한 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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