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태원 경찰 "비난의 한가운데 파출소만 내던졌다"
참사 당일, 주간팀도 퇴근 않고 총출동
112 처리, 안전 문제도 오롯이 파출소 몫
교통·인파정리 나섰지만…통제 티도 안 나
나흘 전 경찰청에 지원요청…답은 없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 이태원 파출소 경찰(익명)
저희는 어제 이태원 참사 당일 저녁 6시 34분 압사를 언급하는 신고전화를 112에 신고를 한 시민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분 외에도 상황이 상당히 위험하다. 통제 필요하다. 이렇게 알린 신고 전화는 경찰이 밝힌 것만 해도 11건이죠. 4시간 전, 아니 2시간 전에만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돼서 인파를 분산시켰더라면 어땠을까. 참 이 부분은 이번 참사에서 두고두고 뼈아픈 부분입니다. 11건의 112신고 녹취록을 보면 거의 모든 통화의 마지막은 네, 출동하겠습니다였습니다. 하지만 7건은 출동도 하지 않았고요. 출동을 한 신고에서도 인파 통제로까지 이어지지 못했죠. 여기까지가 그날의 큰 그림입니다. 112 잘못이냐, 파출소 잘못이냐, 경찰서 잘못이냐 경찰청 잘못이냐. 이런 거 따지기 전에 일단 국민들이 보기에는 경찰이라는 조직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면 이제 그 시스템의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지를 좀 더 자세히 들어가보겠습니다. 자세히 짚지 않고 말단 꼬리자르기만 해도 안 되고요. 또 지도부 사퇴로만 끝낼 일도 아니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짚어볼 텐데 하나하나 짚던 중에 저희가 뜻밖의 글을 하나 발견 했습니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하는 건 지역 파출소죠. 이태원 파출소인데 그 이태원 파출소의 경찰들이 강한 항의의 입장을 밝힌 글을 올린 거예요. 핵심은 우리는 지원 요청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 그 지원 요청은 어디서 막혔다는 얘기일까요? 그래서 이태원 파출소 경찰 한 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직접 들으려고 하는 겁니다. 지금부터 연결하겠습니다. 신원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한다는 점 양해해 주시고요. 나와 계십니까?
◆ 경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네, 우선 인터뷰에 앞서서 경찰의 한 명으로서 국민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 경찰> 네. 책임을 아까 말씀하셨지만 책임 여부를 떠나서 이런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규모 참사에 경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 이루 참담함을 말할 길이 없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 김현정> 참담하다. 현장에 계시던 경찰이나 지켜보던 국민이 유가족이나 다 한마음일 겁니다. 참담한 마음. 지금 현장에서 뛰었던 경찰분들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드실 텐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의 궁금증을 좀 풀어보자는 뜻으로 오늘 나와주신 건데요. 우선 이태원 파출소의 총 인원이 한 60명 된다고요?
◆ 경찰> 네.
◇ 김현정> 그날의 근무자는 20여 명이었다 맞습니까?
◆ 경찰> 20여 명이 처음에는 저희가 11명, 한 팀에 11명 정도예요. 그런데 주간팀, 지금 말해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하는 주간팀이 있습니다. 오후 7시가 되면 교대를 하겠죠. 야간팀하고 교대를 하겠죠. 그런데 그 주간팀이 퇴근을 하지 않고 계속 근무를 했습니다. 그러면 그 주간팀 11명과 새로 들어온 야간팀, 교대로 들어온 야간팀 11명, (총) 22명. 그렇게 있었습니다.
◇ 김현정> 22명. 제가 듣기로 이태원 파출소가 근무가 5교대로 돌아간다고 들었는데.
◆ 경찰> 네.
◇ 김현정> 그러면 22명이 그날 나온 거면 5교대 시스템보다 더 많이 나온 거군요.
◆ 경찰> 네, 더 많았죠.
◇ 김현정> 총 인원 60명에 22명이니까. 지금 112 시스템이 신고접수가 들어가면 일단 경찰서로 그 신고가 접수되고 그다음에 파출소로 보내지고 이렇게 되는 게 맞나요?
◆ 경찰> 아닙니다. 112 신고 접수 자체는 서울경찰청에서 하고요. 서울경찰청에서 경찰서로 하달이 되고 경찰서에서 각 관할 지역관서로 하달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112 상황실 그다음에 관할 경찰서 그다음에 관할 파출소 이런 식으로. 그럼 파출소 분들이 다 출동 하시는 거군요.
◆ 경찰> 네.
◇ 김현정> 지금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경찰이 밝힌 신고만 하더라도 저녁 6시 이후에 11건이고 또 첫 신고에서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인파 통제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는데 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을까 이 부분 아니겠습니까? 우리 경찰관께서는 어떻게 상황을 알고 계시나요?
◆ 경찰> 일단은 첫 신고 때부터, 112 시스템이라는 자체가 (관할파출소) 지정이 되거나 하면 전산시스템에서는 지정 시간까지 나오고요. 출동시간, 그다음에 출동한 순찰차 번호,도착 시간, 그리고 처리한 마감까지 다 전산으로 입력이 다 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별로, 우리가 한 곳의 어떤 지점에 동일한 비슷한 신고가 계속 들어오면 그건 동일건으로 잡습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좀 시간적 여유가 있더라도 우리가 최초 6시 30분에 압사 당할 것 같다 이런 신고가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경찰> 그러면 경찰관이 출동을 합니다. 하는 도중에 금방 마감이 되지는, 처리가 되지는 않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경찰> 그런데 그 이후에도 계속 떨어진다면, 그 비슷한 장소, 인근 장소입니다. 인근 장소에 비슷한 신고기 때문에 저희는 동일건으로 저희는 본다는 거죠. 그러면 떨어질 때마다 새로운 경찰관이 가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처음 나갔던 경찰관들이 계속 그것을 처리하게 돼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같은, 그러니까 비슷한 지역에 비슷한 내용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그거는 이미 처리됐습니다. 이렇게 되고 출동을 안 한 것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시는 거군요.
◆ 경찰> 네. 출동을 안 한 것이 아니라 이미 나가 있습니다.
◇ 김현정> 나가 있는 상태에서 또 신고가 온 거다.
◆ 경찰> 그렇게 또 더불어서 더 부가 설명을 드리자면 저희 경찰관 4명이 또 교통정리를 하기 위해서, 인파 통제를 하러 나갔습니다. 안 나간 게 아니에요. 그런데 그 4명으로도 사실은 어떤 티가 나지를 않는 거죠. 통제의 티가 나지 않는 겁니다.
◇ 김현정> 통제를 해도 통제의 티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 경찰> 네.
◇ 김현정> 그러면 첫 6시 34분께에 신고를 받고 나가보니 뭔가 상황이 굉장히 안 좋구나 하면서 뭔가 통제를 해 보셨지만, 하긴 하셨지만 그게 티가 안 나는 통제였다는 거예요.
◆ 경찰> 맞습니다.
◇ 김현정> 그때 혹시 위쪽에다가 저 혼자로는 도저히 안 됩니다. 여기 위험합니다. 지원 좀 해 주세요, 이런 요청을 그분이 좀 하셨을까요?
◆ 경찰> 근무지원은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인파가 많은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거예요. 신고가 여러 번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곧이어, 그런데 무전기로 보고하고 할 그 소리 때문에 현장에 나가면 아시다시피. 무전기 소리조차 들리지도 않고요. 무전 해도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하도 인파 소리, 주변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그래서 저는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그 목소리는 제가 못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날 당일의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말씀이고. 그러면 지금 얘기가 나오는 게 이태원 파출소에서는 지원을 강하게 요청했었다, 기동대도 보내달라고. 그거는 그러면 언제쯤의 일일까요?
◆ 경찰> 제가 알기로는 25일경, 10월 25일경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10월 25일경. 29일에 난 사고인데 그러면 한 나흘 전에.
◆ 경찰> 그렇죠.
◇ 김현정> 나흘 전에. 그러면 우리 힘만으로는 안 된다, 파출소 분들은 한 나흘 전부터 25일부터 예견을 하셨다는 거네요.
◆ 경찰> 저희 소장님께서 그렇게 얘기를 하셨습니다.
◇ 김현정> 그 지원 요청은 어디다가 그럼 하게 되는 건가요?
◆ 경찰> 저희는 상급 부서인 경찰서에다가 하게 되죠.
◇ 김현정> 경찰서에다가.
◆ 경찰> 서울지방경찰청에다가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순서도를 소장님이 하셨으니까 그 순서를 보지는 못했지마는, 보통 순서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죠. 지원 요청에 대해서 그러면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기 때문에 지원이 안 나온 거겠죠.
◆ 경찰> 네, 답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답은 없었다.
◆ 경찰> 네, 답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 25일에 우리 힘 만으로는 도저히 안 됩니다. 더 파견해 주세요라고 요청했을 때 어느정도 규모를 요구한 걸로 혹시 알고 계십니까?
◆ 경찰> 그 규모는 저희가 정하지 못하고요. 그 규모를 정하는 건 저희가 정하는 게 아니라 병력을 운영하는 쪽에서 규모를 정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그날 137명의 경찰이 이태원 일대에 포진해 있었던 걸로 아는데 그러면 그중에 이태원 파출소 분들은 22명이고. 다른 분들은 용산경찰서나 서울경찰청에서 파견된 분들인 거죠?
◆ 경찰> 네.
◇ 김현정> 이분들은 안전관리 쪽이 아니라 성범죄, 마약범죄, 교통정리, 이런 거 하러 나오신 거예요, 다?
◆ 경찰> 네, 각자 분야가 있습니다. 그런 분야에서 오신 분들이고 그 분야에 대한 범죄예방과 범죄의 어떤 수사를 위해서, 단속을 위해서 오신 분들이죠.
◇ 김현정> 그분들이 거의 다 사복 경찰이었다는 것도 그런가요?
◆ 경찰> 네, 거의 대부분이 사복 경찰관이었을 겁니다. 그거는 정복을, 정복이 아니라 근무복을 입은 분도 몇 분도 계시긴 했지만 대부분이 사복이었습니다.
◇ 김현정> 왜냐하면 마약 수사나 이런 거, 성범죄 단속 이런 걸 다녀야 되니까 사복 차림으로 하는 게 더 유리하니까. 그럼 서로서로 누가 경찰인지도 모를 수도 있네요, 그 현장에서도.
◆ 경찰> 그거는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거는 감찰을 지금 하고 있는 중이라니까 특수본에서 결과가 나오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지금 보도된 걸로는 정복을 입은 경찰은 그날 한 50여 명 정도가 됐고 다 사복이었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좀 정리해 보자면 그러면 인파에 대한 안전관리, 안전문제에 대한 것은 오롯이 파출소 직원들의 몫이었던가요?
◆ 경찰> 지금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는데 제가 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해명을 해 드리고 싶은 것은 이미 신고가 그렇게 인파가 많다고 신고가 됐을 때는 파출소 직원들, 경찰관만으로서는 부족에 이미 상황에 빠져 있는 겁니다. 그때 이미 무슨 조치가 사전에 있어야 되는 것이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고 나서의 조치는 그게 굉장히 힘들 수도 있어요. 그게 힘들기도 하고 차라리 저는 우리가 사전에 계획을 해서 인파에 대한 이 흐름을 좀 우리가 관리했었으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안전문제도 오롯이 파출소 직원들 몫이고, 112 신고 처리도 오롯이 파출소 몫이고 그렇게 되는 거예요, 지금 시스템이?
◆ 경찰>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25일에 지원요청 했지만 일단 막혔고 28일이 금요일, 29일이 토요일, 갈수록 인파가 심상치 않은 걸 현장에서 느끼셨을 텐데 혹시 한 번 더 지원 요청을 해볼 생각은 못 하셨을까요.
◆ 경찰> 그 부분은 저희가 그렇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병력을 요청하는 그 권한을 우리가 갖고 있는 건 아니고 뭐라고 할까요. 저희가 이 시스템대로 돌아가다 보니까 일단 저희는 112 신고 처리하는 데에 최적화 돼 있는 경찰관들이에요. 대부분. 그런데 그 상황에 어떤 범죄라든가 어떤 피해자 보호라든가 이런 거에 대해서는 계속 활동을 하고 저희가 계획을 수립하고 대응하게끔 돼 있는데 사실 인파에 대해서는 정확하게는 우리가 매뉴얼도 없었을 뿐더러 저희가 매뉴얼 탓을 하는 건 아닙니다마는 그러기에는 저희가 너무 갇혀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 말씀은 뭔가 이 전체에 기동대를 출동시키고 큰 판을 움직이기에 파출소는 역부족이고 그 말씀을 지금 하시는 것 같아요.
◆ 경찰> 네.
◇ 김현정> 결국은 우리가 보기에 이렇습니다라고 지원요청을 하면 그 위에서 막 움직여줘야 되는데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말씀이에요?
◆ 경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 사고 당일에 6시 30분에 112 신고 들어왔을 때 그 후로도 계속 압사 언급, 아수라장이다, 대형사고날 것 같다, 통제해 주십시오. 신고 들어왔을 때 어떤 건은 출동하고 어떤 건은 출동 안 한 거 이거는 원래 매뉴얼도 그렇게 돼 있었고 같은 건으로 처리하게 돼 있었고. 그거는 112 상황실 차원의 판단인가요? 아니면 그것도 파출소 차원의 판단인가요?
◆ 경찰> 파출소 차원의 판단이죠.
◇ 김현정> 그거는 그렇군요. 그 출동한 후에 사고처리 결과를 알리는 문자가 신고자한테 도착하지 않았다고 어제 그 신고자 분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그거는.
◆ 경찰> 그날은 그건 저희가 안 보내는 게 아니라 그날은 전화조차도 잘 안 됐습니다. 전화도 어려웠어요. 전화기가,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있어서 전화가 안 될 정도였습니다.
◇ 김현정> 전화 통신조차 안 될 정도로 인파가 많아서.
◆ 경찰> 네.
◇ 김현정> 그러면 그 결과 종료 문자 보내는 것도 그러면 파출소 분들이 하시는 거예요?
◆ 경찰> 네, 저희가 마감을 하면서 보내는 건데 마감을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당연히 문자는 안 갔죠.
◇ 김현정> 마감을 할 수 없다는 건 통신 때문에 아니면 진짜 인파때문에 마감이 안 됐습니까?
◆ 경찰> 인파가 마감이 정리가 돼야 되잖아요. 그걸 하려면. 그런데 인파도 그때 사고가 터지고 나서도, 사고가 터졌기 때문에 그렇게 보낼 수도 없을뿐더러 통신도 안 됐고요. 또 한 가지 덧붙여 말씀을 드리자면 7시부터 저희는 그 사고가, 참사가 나기 전까지 한 70건의 112신고가 있었습니다. 그 11건의 압사 위험 말고요.
◇ 김현정> 그것외에도 70여 건.
◆ 경찰> 네, 그러면 보통 때보다 한 10배 이상이 많은 신고가 떨어졌어요. 거기에 대응하기가 저희가 바쁩니다.
◇ 김현정> 그 6시부터 사고가 난 후, 10시 10분,이때까지만 해도 70여 건이 있었다는 말씀이죠? 그런데 그거를 파출소 분들이 다 처리하는 거예요.
◆ 경찰> 네.
◇ 김현정> 이태원 파출소에서.
◆ 경찰> 바로 못 하죠. 신고 나가기가 바쁘니까.
◇ 김현정> 그러면 나가 있는데 신고 들어오고, 또 신고 들어오고 이러는 거네요.
◆ 경찰> 네.
◇ 김현정> 상황이 그렇데 돌아간 것이다.
◆ 경찰> 네.
◇ 김현정> 일단 설명을 듣고 나니까 제가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네요. 그러니까 22명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막 그러는 와중에 참사가 벌어지고 이런 식으로 돌아간 것 같네요.
◆ 경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제일 아쉬운 건, 제일 안타까운 건 결국은 25일. 파출소 차원에서 일선에서 도저히 이거 안 됩니다. 지원해 주세요 했을 때 그때 막 뭐가 움직였어도. 일단은 아쉬움이 거기서부터 가는군요.
◆ 경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거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또 이게 저의 위치가 거기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생각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어서 뭐라고 단정지어서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
◇ 김현정> 현장에서 그날 계속 사투를 벌이신 걸로 알아요. 22명, 나중에는 더 오프인 분들까지 다 나와서 사투를 벌이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땠습니까?
◆ 경찰> 기억을 떠올리기가 참 어렵고 힘듭니다. 기억하기가 너무 힘들고 이게 참 소위 멘탈이라고 하잖아요. 그 멘탈이 온전할 수가 없더라고요.
◇ 김현정> 사고 후에 당연히 그러셨을 거고 사고 전에도 그 인파를 보면서 멘탈이 나간다, 이런 이야기들을 근무자들이 하고 그랬대요.
◆ 경찰> 네. 그리고 저희는 그런데 사실은 인파가 많은 거에는 상당히 익숙해져 있는 경찰관들입니다. 이태원은. 금요일, 토요일만 해도 사실은 인파는 좀 많아요. 그리고 바로 전에 지구촌 축제, 이태원 지구촌 축제에서도 많은 인파를 보고 그 사이에서, 틈에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사실은 인파가 많은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어렵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물론 압박감은 많이 느끼고 힘들긴 합니다마는 거기에 대해서 이게 진짜 너무 막 힘들다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 김현정> 그날은 그런데 보통때 인파와는 또 달랐다는 거죠.
◆ 경찰> 더 많았습니다. 제가 이태원에서도 다른 핼러윈데이를 몇 번 겪었지만 더 많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문자가 많이 들어옵니다. 일단은 많은 분들이 지역 상황을 잘 아는 파출소의 지원 요청을 좀 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보내주고 계시고 또 하나는 굉장히 현장에서 힘들었을 것 같아 고생하셨다라는 말씀을 전하면서도 그래도 한 번 더 그날 그 신고를 받고 마지막 좀 지원요청을 더 강하게, 어떻게 해 볼 방법은 없었겠느냐라는 아쉬움의 문자들도 있더라고요.
◆ 경찰>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쉬운 마음은 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파출소의 경찰 분들은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계신다는 게 맞습니까?
◆ 경찰> 제가 단순히 그렇게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은 꼬리자르기보다는 언론에 이태원 파출소를 내던진 거라고 보고요.
◇ 김현정> 이태원 파출소를?
◆ 경찰> 네. 언론의 한가운데에, 비난의 한가운데에 내려진 것이라고 보고요. 저희는 그 비난을 다 감수를 하고 있고요. 꼬리 자르기를 떠나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 150여 명이 넘게 사망을 했습니다. 이거를 단순히 저희 지역 경찰이 잘못했다고, 112처리가 미흡했다는 그 하나만으로 저희를 갖다가 이렇게 내던지기에는 그건 아니지 않을까. 저희도 112 신고 처리 하기에 바쁜 사람들이고 저희 나름대로 저희 능력의 120%,130%, 150%까지도 쓰기 위해서 항상 노력했던 그런 자부심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거를 저희한테 뒤집어씌운다는 건 좀 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경찰 생활에 대한 회의가 너무 많이 듭니다. 지금.
◇ 김현정> 일선 경찰로서 가장 이번 전체를 보면서, 이번 상황 전체를 보면서 가장 미흡했던 부분, 제일 아쉬운 부분은 예방이 부족한 부분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네요.
◆ 경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제 위치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작년 같은 경우에 기동대가 나왔었습니다.
◇ 김현정> 기동대. 기동대를 파견해 주는 결정은 경찰청에서 하는 건가요?
◆ 경찰> 서울경찰청에서 하는 거죠.
◇ 김현정> 서울경찰청 그렇죠.
◆ 경찰> 그런데 그때 그 기동대가 나와서 굉장히 많이 수월했습니다. 굉장히 많이 수월했고.
◇ 김현정> 이번에 한 부대는 나왔나요? 기동대가.
◆ 경찰> 교통기동대 20여 명이라고 들었어요.
◇ 김현정> 교통정리만 하는 기동대였어요. 그 기동대가. 이번에는.
◆ 경찰> 네. 그래서 작년에 그런 전례만 보더라도 기동대의 역할, 기동대만 와서 인원을 어떤 흐름을 통제만 해줬어도 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마는 이런 참사는 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기동대가 더 나와야 된다, 이거는 분명 인파 관리, 사람들에 대한 관리가 있어야 된다라는 판단을 안 한 건 누구 선이라고 보세요?
◆ 경찰> 저희는 신청을 했어요, 요청을 했으니까요. 예측을 하고 요청을 했으니까 안 한 것은 그 위 아닐까요.
◇ 김현정> 네. 지금 용산경찰서나 서울경찰청 또는 경찰청까지 오늘 인터뷰를 진행한 건 아니기 때문에 오늘 던진 질문들에 대해서 그쪽에서 또 어떤 질문을 할지, 어떤 입장을 밝힐지는 모르겠습니다. 마는 우선 가장 최일선에 있는 파출소의 입장은 이러하다는 것, 저희가 오늘 전해드렸고요. 한 가지만요. 그 경찰청장이 사고발생 2시간 후에 이 사고 소식을 보고받았다는 보도는 보셨죠?
◆ 경찰> 네, 그건 봤습니다.
◇ 김현정>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희근 경찰청장이 2시간 후에 받았다, 이거 가능한 건가요?
◆ 경찰> 그거는 말단 경찰관으로서 그것까지 판단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국민들로서는 도저히 그 시스템이 잘 이해가 안 가서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가 궁금해서 질문드렸습니다. 아마 지금 일선에서 진짜 목이 터져라 사고 수습하고 이랬던 분들 힘드실 겁니다. 정신적으로도 힘드실 겁니다. 트라우마 관리를 잘 하셔야 될 것 같고요. 오늘 어려운 중에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경찰>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서울 이태원 파출소의 경찰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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