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연합 훈련 반발해 연쇄 도발…'ICBM·핵실험' 강행 수순

남상훈 2022. 11. 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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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전날 탄도미사일 20여발 이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美전문가 "무더기 미사일 발사 김정은 절박함 표시"
한반도 긴장 고조 책임 떠넘기며 군사적조치 예고
"美중간선거 전후 ICBM 발사 후 핵실험 고민할 듯"

[서울=뉴시스] 지난달 31일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에 참가한 미군 F-35B 편대가 군산기지에 착륙해 주기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군 F-35B 전력이 국내기지에 직접 전개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전시 연합 항공작전 수행태세를 검증하고 전시 작전절차를 숙달할 계획이다. (사진=공군 제공) 2022.1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잇따른 한미 연합 훈련에 반발해 연쇄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한미 훈련에 맞서 '보다 강화된 조치 고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고강도 도발을 예고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7차 핵실험 강행하려는 수순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3일 오전 7시44분경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발사된 미사일은 중장거리미사일로 추정되며 군 당국은 미사일의 비행거리, 고도, 속력 등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전날에도 오전과 오후에 걸쳐 동·서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20여발을 발사했으며 동해 완충구역을 향해서도 100여발의 포격을 가했다.

북한은 한미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과 관련 미국에 날을 세우고 있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와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 등 최근 잇단 무력 시위에 나선 북한이 핵실험 등 초강경 도발을 감행할 태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1일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자주권과 인민의 안전, 영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자기의 안보 이익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엄중한 사태의 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무익무효의 전쟁연습 소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앞으로 초래되는 모든 후과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반응은 비질런트 스톰 훈련이 시작된 당일 곧바로 나왔다. 그만큼 이번 훈련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미군은 이번 훈련에서 최첨단 스텔스전투기 F-35B를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전개했다. 또 이번 훈련 기간에 역대 최대 규모인 1600여소티(출격 횟수)를 계획 중이다.

외무성은 이에 "10월 17일부터 28일까지 남조선 전역에서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인 '호국'연습이 진행된 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남조선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됐다"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련합공중훈련으로 확대된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미국의 핵전쟁각본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강변했다.

북한은 9월 말부터 이어진 도발에 대해 '한미 훈련에 대한 응당한 조치'라고 주장하며 강 대 강 맞대응의 군사적 조치를 예고해왔다. 이번에도 이런 패턴은 그대로 이어졌다. 다만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발표가 아닌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해외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도발에 대해 김정은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2일(현지시간) 북한이 도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이 주의를 끌기위한 묘기(attention-grabbing stunt)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위험을 야기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접경지역 내 무력충돌 방지 역할을 했던 9·19 남북군사합의가 남북의 미사일 발사로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이미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대남공세로 합의는 무력화됐다고 본다"며 "그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북한이 국제 규칙과 규범을 위반하는 것과 같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북한이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북한 공격용 훈련이라고 간주하고 그것을 억제하기 위해 도발의 수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을 실시 중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 "만약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영공을 완전히 장악해 북한 전역의 목표물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특히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이 아닌 재래식 전력이 매우 약한 북한에는 아주 효과적인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한반도의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현 상황은 북한의 잘못이라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재개와 핵실험 단행 위협이 현재 상황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담화의 주체보다는 북한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며 강 대 강 확대 국면에 대한 책임 돌리기와 명분쌓기용 담화인 것에는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화된 조치'를 언제 어떤 형태로 표출할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대체로 7차 핵실험이나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으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일 "결국 7차 핵실험,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략적 도발을 한 차례가 아닌 연속적, 동시적으로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군사적 조치의 시기는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 전후로 예상되면 내용은 화성15형 또는 17형 등의 ICBM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ICBM 발사 후 미국의 반응을 봐가며 핵실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ICBM 발사 후 정치국회의를 소집한다면 핵실험 임박성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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