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대기자]'이태원 참사', 매뉴얼 탓일까? 문제는 컨트롤 타워
윤희근 경찰청장 두시간 지나서야 이태원 참사 보고받아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휘책임 물어야
한동훈 장관 '검수완박 때문에 수사에 한계' 언급은 책임회피성 발언
사과하면 밀리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를 안하기 때문에 밀리는 것
권영철 대기자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친절한 대기자 오늘은 이태원 참사 이야기를 가지고 오셨네요.
◆ 권영철> 네, 이태원 참사 5일째입니다. 우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먼저 이태원 참사가 주최자가 없는 행사여서 선제적인 안전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현재 경찰은 집회나 시위와 같은 상황이 아니면 일반 국민들을 통제할 법적, 제도적 권한은 없다"고도 얘기를 했고요. 그런데 지금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지휘부에 대해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정당국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경찰이 수사 중인데 업무상 과실치사상 책임을 물어야 된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거죠.
◆ 권영철> 그렇습니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에게 확인한 내용인데요. 책임을 물어야 하는 대상은 우선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장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에 설치됐던 수사 본부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로 이전한 건 용산서장과 서울경찰청장, 그리고 윤희근 경찰청장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용산서장은 이미 아시는 대로 대기발령 조치됐고요. 후임 서장이 임명이 됐습니다.
◇ 김현정> 용산 경찰서장은 사고 당일에 시위통제를 하고 있었다 이건 무슨 얘기죠?
◆ 권영철> 그날 토요일날 집회, 시위가 많이 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 인근에서도 삼각지역 근처에서 집회, 시위가 있었고요. 오후부터 이임재 용산서장과 경비과장, 정보과장 등 용산서 지휘부가 집회현장에 나가 있었어요. 밤 9시쯤에 마무리가 됐으니까 그때까지는 서장은 시위현장을 지키고 있었던 거죠. 사고발생 5분 뒤쯤에 아마 용산서장이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는데 그전까지는 이 일대에 대한, 이태원 일대에 대한 아무런 조치나 대응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아마 대기발령 조치가 된 걸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비슷한 사례로 경찰 지휘부가 수사를 받은 적이 있나요?
◆ 권영철> 세월호 참사 때 해경 지휘부가 수사를 받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 뒤에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를 했지 않습니까? 그때 특수단 출범 100일만에 세월호 참사 당시에 해경청장, 서해해경청장, 목표해양서장 등 해경 지휘부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해서 현재 항소심 재판 중에 있습니다. 당시에 검찰은 해경본청과 서해지방해경청, 목포해양경찰서의 상황담당관에 대해서도 지휘부와 같은 혐의로 회부를 했거든요. 이번에도 지금 112 상황실 문제가 지금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시 상황과 유사하고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이들의 기소를 승인했으니까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윤희근 경찰청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권영철> 아직 수사 초기단계이니까 어떻게 진행할지는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마는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 용산서장에 대해서는 지휘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그런 기류가 강하게 일고 있습니다.
특히나 지금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안부장관보다도 늦게 보고 받았다는 사실도 나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경찰 보고 체계에도 문제가 있는 걸로 드러나고 있고요.
세월호 참사 당시에 수사에 관여했던 한 중견법조인은 "행사 주최자가 있으면 주최자에게 책임을 물으면 되지만 주최자가 없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게 아니라 관할 경찰서장과 지방청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주최자가 있으면 책임을 물을 사람이 분명히 있는 거고 주최자가 없을 때는 자동으로 경찰서 쪽이 맡게 되는 것이다, 경찰 관련이.
◆ 권영철> 그렇죠. 10만이 넘는 인파가 몰려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데도 그걸 방치하느냐. 그건 아니라는 거죠.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당연히 져야 할 책임이라는 겁니다.
청와대 관계자 말처럼 경찰이 집회나 시위 통제만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에 대한 보호가 첫 번째 임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당연히 이건 경찰이 져야 될 임무이고 이걸 소홀히 한 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죠.
◇ 김현정> 주최자 없는 행사라는 점이 초기에 상당히 부각이 됐잖아요. 이거는 책임소재가 분명치 않다, 미리 예견했으면 좋았지만 매뉴얼이 없는 게 사실이다 이런 얘기 되게 많이 나왔는데 갈수록 그게 아니다, 주최자가 없어도 책임질 사람이 있다 쪽으로 지금 법적으로 가고 있는 거네요.
◆ 권영철> 국가가 있는 게 무엇입니까? 당연히 경찰을 왜 둡니까?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려고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는 거잖아요. 당연히 그렇게 가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거잖아요. 이게 제대로 수사가 되겠는가 이런 얘기도 나와요.
◆ 권영철> 그런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경찰이 꾸린 '특별수사본부'는 이전에 검찰이 내부 비리를 수사할 때 도입한 '특임검사'와 비슷합니다. 수사 결과만 경찰청장에게 보고하고 수사 도중에는 보고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경찰은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이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거나 특검이 수사해야 되는 건 아니냐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검찰은 수사권이 없어서,이른바 검수완박 뒤에 수사권 없어서 못 하는 거 아니에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 권영철> 한동훈 법무장관이 이른바 검수완박법 때문에 검찰이 참사원인에 대한 수사에 나서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어제 했죠.
◆ 권영철> 그렇지만 법조계에서는 한 장관의 발언은 책임을 회피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비판이 나옵니다.
◇ 김현정> 그거는 무슨 얘기일까요?
◆ 권영철> 검찰 수사 대상이었던 6대 중대 범죄에 포함되었던 대형참사 수사가 빠진 건 사실입니다마는 한동훈 장관이 취임 후에 시행령 개정을 하면서 마약범죄로까지 수사범위를 확대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때 '대형참사'는 포함시키지 않았어요. 이거는 대형참사 수사는 잘해도 본전을 건지기 어려운 수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아니 지금이라도 시행령 개정해서 당시에 열흘만에 했잖아요. 지금도 시행령 개정해서 하면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시행령 개정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예요.
◆ 권영철> 한동훈 장관이 등이라고 돼 있으니까 할 수 있다고 그랬잖아요.
◇ 김현정> 등쪽에다 이것도 넣으면 된다. 그런데 이건 서로 좀 하기 싫어하는 수사군요, 대형 참사수사는.
◆ 권영철> 해 봐야 어려운 수사니까요. 그리고 경찰청법 4조에 경찰관의 범죄는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 경찰관들이 업무상과실치사상에 대한 수사 얘기 나오잖아요. 그럼 검찰이 할 수 있는 거죠.
또 한 가지 방법은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상설특검법이 있습니다. 법만 만들어 놓고 한 번도 발동이 안 됐거든요. 지금 이런 상황. 경찰의 셀프 수사, 셀프 감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니까 한동훈 장관이 상설특검 발동하면 가능한 겁니다.
◇ 김현정> 지금 그런데 흐름을 보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경찰한테만 떠넘기고, 또 경찰 안에서도 또 아래쪽에만 떠넘기고 계속 이렇게 꼬리 잘라가는 건 아니냐 이런 비판도 문자 굉장히 많이 와요.
◆ 권영철> 조금 전에 이태원파출소 경찰관 인터뷰 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상황 전파나 이게 서울경찰청장이나 용산서장의 대응이 미비한 건 이미 나와 있고 경찰청장도 두 시간쯤 돼서야 겨우 보고 받았다고 하잖아요.
◇ 김현정> 사고 후.
◆ 권영철> 그러니까 이런 걸 보면 지휘부의 책임이 큰데 오히려 일선으로만 내려가는 거잖아요. 아까 이태원 파출소 상황을 전해들었습니다마는 20여명 있는 경찰관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계속 보고 전화 오고 상황 전화 하고 하잖아요. 그러면 그 대응을 파출소만 해야 되는 거냐 국가 시스템의 문제가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거잖아요.
◇ 김현정> 시스템에.
◆ 권영철> 그리고 지휘체계, 컨트롤타워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 세월호 참사 때도 이거와 똑같은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
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걸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112상황보고 문제를 보고 받고 격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12신고를 묵살한 것과 관련해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게 혹시나 꼬리 자르기로, 최말단만 책임을 묻는 게 아닌가 우려가 사실 나오는 게 사실이거든요. 경찰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많이 들립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지금 오히려 행안부장관이 지금 초기에 오히려 화를 키웠죠. 행안부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발언 잠시 들어보시죠,
- 이상민 행안부 장관 -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요. 또 어제 잘 아시다시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곳으로 경찰 경비 병력들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 권영철> 이상민 장관이 취임 후에 행안부에 경찰국 신설을 밀어붙이면서 경찰에 대한 지휘통제를 여러 차례 언급했잖아요. 소방청장과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을 만들기도 했고요. 그러면 이상민 장관도 지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 장관은 그제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마지못해 사과를 하면서도 이태원 참사를 '이번 사고'라고 여러 차례 언급을 했거든요.
◇ 김현정> 소방인력 배치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 경찰 배치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 이 말을 했던 게 화근이었고 사과를 하기는 했는데 좀 늦었어요.
◆ 권영철> 늦기도 했고 오히려 논란을 일으킨 뒤에 국회 행안위에서 마지못해 사과를 하면서도 이태원 참사를 계속 '이번 사고', 이번 사고를 대여섯번 언급을 했더라고요.
◇ 김현정> 사과하는 게 그렇게 어렵냐 이런 얘기를 사실 국민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많이 해요. 왜 사과를 이렇게 제대로 빨리 안 하는 거냐, 이런 얘기.
◆ 권영철>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과 내용 잠시 한번 들어보시죠.
- 오세훈 서울시장 -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특별시장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권영철> 오세훈 시장도 늦긴 했지만 이 정도의 사과를 대통령이 먼저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들이 나오거든요.
◇ 김현정> 깊은 사과.
◆ 권영철> 그리고 사실 그 여권 관계자에게 들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된 게 사과를 했기 때문이다 이게 지금 여당과 정부 내에서 강하다고 해요.
◇ 김현정> 탄핵, 태블릿 이게 나오고 초기에 사과부터 한 것이 두고두고 발목 잡힌 거 아니냐라는 얘기를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요?
◆ 권영철> '사과하면 밀린다' 이런 생각들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거예요. 오히려 제대로 된 사과를 안 하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건데 이런 생각이 여권 내에 강하다 보니까 사과를 계속 미루고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도 사과다운 사과를 하지 않고 있고요. 아마 2005년에 여의도 시위 때 농민 2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서 관련해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사죄한다' 이런 표현을 했거든요. 좀 제대로 된 사과를 하면서 사고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대응하는 게 우선 아니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 김현정> 한 30초 남았는데요. 무엇보다도 제도에 대한 개선, 이것도 같이 신경을 써야 되잖아요.
◆ 권영철> 당연히 제도보완해야 되고 우리가 세월호 참사 때 다시는 이런 참사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는데도 또 이런 참사가 또 일어났잖아요. 이번 기회에는 제대로 해야 됩니다마는 그렇지만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제도미비다, 매뉴얼이 없어서 그렇다 이런 얘기는 책임 회피용으로 사용될 게 아닙니다. 그리고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이번 기회에 좀 제대로 된 시스템도 정비해야 되고요. 우선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집중해야 될 겁니다.
◇ 김현정> 그래요. 여기까지 친절한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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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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