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특보] 북한, 이틀 연속 도발…NLL 이남에 탄도미사일 쏴

보도국 2022. 11. 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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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지성림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북한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오늘 쏜 탄도미사일은 중장거리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제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는 하루 동안에만 20여발의 각종 미사일과 100여 발의 포탄을 동해와 서해상으로 쐈습니다.

특히 그 중 탄도미사일 1발이 동해 북방한계선, NLL을 처음으로 넘어 우리 영해 근처에 떨어졌습니다.

외교안보 부처를 출입하는 지성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우선 북한이 오늘 발사한 미사일은 아직 어떤 종류인지 알려지지 않았죠?

[기자]

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7시 44분쯤 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어떤 기종인지, 그리고 비행거리나 고도 등 제원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오늘 쏜 미사일은 단 분리가 이뤄지고 추진체와 탄두 등이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군은 중장거리급 이상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은 오늘 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30차례 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오늘까지 19번째입니다.

[앵커]

어제는 하루에만 20발이 넘는 미사일을 쐈죠.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쏘고, 거기에 또 포사격까지 했다고 하는데, 어제 이뤄진 북한의 도발 형식을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기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크게 4차례로 나눠 이뤄졌습니다.

우선 북한은 어제 오전 6시 51분쯤 평안북도 정주시와 피현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4발을 발사했습니다.

오전 8시 51분쯤에는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3발을 발사했는데요.

이 중 1발은 울릉도 방향으로 날아오다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합참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낙탄 장소는 NLL 이남 26㎞·속초 동쪽 방향 57㎞·울릉도 서북방 167㎞ 수역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군 당국과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에 떨어진 건 분단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또 9시 12분쯤부터는 함경남도 낙원, 정평,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평안남도 온천,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등 10여 발을 쐈습니다.

이어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10분까지는 함경남도 선덕·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과일·온천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지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6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하루에 20발이 넘는 미사일을 무더기로 쏜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북한은 미사일뿐 아니라 어제 오후 1시 27분쯤에는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안에 100여발의 포병 사격을 감행해 또다시 9.19 군사합의를 의도적으로 위반했습니다.

[앵커]

어제 울릉도 방향으로 북한 미사일이 날아와 군과 정부에 비상이 걸렸었던 걸로 아는데, 우리 군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전해주시죠.

[기자]

북한 탄도미사일이 울릉도 방향으로 날아오자 우리 군은 어제 오전 8시 54분쯤 행정안전부 민방공경보통제소를 통해 울릉도 지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울릉도에 내려졌던 공습경보는 오후 2시쯤에 해제되고 경계경보로 대체됐으며, 경계경보는 어젯밤 10시에 해제됐습니다.

공습경보는 2016년 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에 발령된 지 6년 9개월 만입니다.

울릉도 방향으로 날아온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190㎞로 포착됐는데요.

탄도미사일 궤적과 울릉도가 딱 일직선에 놓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 미사일을 왜 요격하지 않았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요.

북한 미사일은 NLL을 넘어왔지만, 우리 영해에서 벗어난 공해상에 떨어졌기 때문에 요격 범위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이 NLL 이남에 떨어지자 우리 군도 맞대응에 나섰는데, 어제 오전 11시 10분쯤부터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가 공대지미사일 2발과 유도폭탄 1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에, 즉 북한 미사일 낙탄 장소와 상응한 거리의 수역에 정밀 사격했습니다.

우리 군이 NLL 이북으로 미사일을 쏜 것도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북한의 이번 대대적인 도발은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반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도발에 앞서 북한 당국자가 한미 당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면서요?

어떤 메시지였나요?

[기자]

북한 군사 분야를 총괄하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비서인 박정천은 어제 새벽 0시 5분쯤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맹비난했습니다.

박정천은 한미가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시도할 경우 북한의 소위 '특수한 수단'들은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며 한미는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박정천이 언급한 '특수한 수단'은 북한이 최근 전방 포병 부대에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하는 전술핵 탑재 미사일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천은 담화에서 "더 이상의 군사적 객기와 도발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북한군 서열 1위의 경고가 나온 지 7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시작됐습니다.

자신들의 경고가 빈말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거죠.

무더기로 미사일을 쏜 것도 이례적이지만, 탄도미사일을 동해 NLL 너머로 발사한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무모한 도발입니다.

특히 북한은 과거와 달리 한미 연합 공중훈련이 한창 진행되는 기간에 겁도 없이 미사일을 쉴새 없이 쐈습니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240여 대의 한미 군용기가 한반도 상공을 누비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무력 도발에 나선 모습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공격적이고 대담한 도발의 배경에는 핵무기를 보유한 자신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술핵 운용부대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전술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음을 거듭 과시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행보에 대해 핵무기의 그늘 아래서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군사 도발을 적극적으로 감행하는 이른바 '핵 그림자'(Nuclear Shadow) 현상으로 설명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월 9일에 공개한 '핵무력 정책 법령'에서 "유사시 전쟁의 확대와 장기화를 막고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작전상 필요가 있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한마디로, 남북 간에든, 북미 간에든 재래식 무기가 동원된 국지전이 벌어졌을 경우 전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억지 주장을 법으로 규정한 겁니다.

그래서 과거 파키스탄처럼 북한도 언제든지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걸 과시하면서 마음먹고 과감하게 도발을 감행하는 그런 행태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편 북한이 이태원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 기간에 대규모 도발을 감행한 것은 윤석열 정부를 더욱더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북한이 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지는 것보다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해도 NLL을 넘어 우리 영해 가까이에 날아왔다는 것이 더 위협적인 일일 텐데요.

그만큼 중대한 문제라서 대통령이 직접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한 거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오전 북한 탄도미사일이 NLL 이남으로 넘어온 직후 용산 대통령실 지하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합참의장의 보고를 받고 북한의 이번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우리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 주재로 NSC가 열린 것은 5월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두 번째입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 "북한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지시하고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하라고 당부했습니다.

NSC 회의 참석자들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에 감행된 이번 도발이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개탄했습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의 모든 수단을 활용해 단호하고 즉각적이며 분명하게 대응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북한이 어제는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동해 NLL을 침범했는데, 지난주에는 상선을 동원해 서해 NLL을 침범하고는 적반하장으로 우리 해군 함정이 자신들의 해상 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했잖습니까.

서해 NLL에서 발생했던 사건도 다시 되짚어주시죠.

[기자]

지난달 24일 새벽 3시 42분쯤 북한 상선이 서해 NLL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NLL을 침범한 북한 선박은 약 5천t급의 '무포호'로, 백령도 서북방 약 27㎞ 수역에서 NLL을 넘었습니다.

무포호는 약 40분간 NLL 이남 3.3㎞까지 침범했다가 우리 해군 함정의 경고 통신과 경고 사격을 받고 새벽 4시 20분쯤 항로를 변경해 NLL 이북으로 올라갔다가 중국 쪽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우리 군은 이 사건을 조난이나 기관 고장에 따른 NLL 월선이 아니라 의도적인 침범으로 판단했습니다.

북한의 의도적인 NLL 침범에 우리 군은 해군 호위함을 비롯한 여러 척의 함정과 공군 KF-16 전투기 등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우리 함정은 무포호에 1㎞ 거리까지 근접해 뱃머리를 돌리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군이 무포호를 NLL 이북으로 돌려보낸 직후 갑자기 북한군이 서해상으로 방사포 10발을 쐈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군 방사포 사격이 이뤄진 곳이 무포호가 침범한 NLL 해역과 다소 거리가 있어서 두 상황이 직접 연계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지만, 그날 발표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에서는 두 사건을 연관 지었습니다.

당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남측 해군 호위함이 선박 단속 구실로 백령도 서북쪽 해상에서 '아군', 즉 자신들의 '해상 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총참모부가 감시·대응 체제를 갖추라는 지시를 내리고 정황이 발생한 수역 부근에 10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하는 초기 대응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해 우리 해군 함정을 유인한 뒤 이를 빌미로 북한군이 방사포를 쏘고, 잇따라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우리 군이 자신들의 '해상 분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도발이었습니다.

[앵커]

지난주에는 서해 NLL을 침범하고, 어제는 동해 NLL 너머로 미사일을 날려 보내고, 북한이 이렇게 계속해서 도발을 감행하는 건 핵실험으로 가기 위한 '전주곡'이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실시한 전술핵 운용부대의 미사일 발사 훈련이나 어제 감행한 NLL 이남으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최근 도발 양상을 보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쏜 탄도미사일 제원이 구체적으로 나와봐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일 가능성이 크지만, IC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핵실험뿐 아니라 ICBM도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미국을 자극하기 위해 ICBM 발사나 7차 핵실험 같은 대형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거죠.

북한은 올해 들어 이미 ICBM을 6차례나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공식 발표한 건 3월 말 한 번뿐이지만,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ICBM급 미사일을 6차례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ICBM을 또 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지만, 오늘 쏜 미사일이 어떤 종류인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7차 핵실험의 경우에는 미국 중간선거 전에 해버리면 의미 없이 카드 하나를 그냥 버리는 셈인데,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이젠 우릴 좀 봐줘"라는 의미에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고, 민주당이 지면 바이든 행정부를 더 수세에 몰아넣기 위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분석인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와 계획을 저희가 알 수 없는 만큼 이르면 이번 주말에 핵실험을 할 수도 있고, 오늘처럼 핵실험 전에 새로운 형식의 도발을 더 지속하면서 긴장 수위를 계속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중간 선거 전에 핵실험을 할 것이냐,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핵실험을 할 것이냐, 양쪽 주장 다 일리가 있어 보이는데,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직접 지켜봐야겠네요.

우선 오늘 쏜 미사일이 어떤 미사일인지에 따라 한미의 대응 수위가 달라질 것 같은데, 합참 발표를 봐야겠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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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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