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만도->오원석 교체, SSG KS 최대 변수 될까

“원래는 3차전 선발이 모리만도였다.”

KS 2차전을 설욕한 SSG 랜더스가 3차전 오원석을 선발로 예고했다. 하지만 애초에 플랜이었던 숀 모리만도까지, SSG의 필승 1~3 선발이 나오는 전략은 틀어졌다. 이 작은 결정이 KS의 최대 변수가 될까.

SSG는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윌머 폰트의 역투와 최지훈의 맹활약에 힘입어 6-1로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 패배를 설욕한 SSG는 1승 1패의 전적으로 3차전 고척 원정길을 떠나게 됐다.

SSG 랜더스의 숀 모리만도는 원래 KS 1차전에서 최대 2명의 타자를 막는 정도의 실전 불펜 투구만 소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정보다 더 많은 투구수를 소화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폰트가 7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 QS+ 역투를 펼쳐 SSG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얻었다. 김택형-서진용 필승조도 각각 1이닝씩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무엇보다 자칫하면 2패로 흐름이 몰린 채 고척 원정을 떠날 수 있었던 흐름을 2차전서 완승으로 반전시켰다는 점이 SSG의 입장에선 가장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바로 3차전 선발 계획이 틀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선발 매치업에서 무게감이 떨어지게 된 점이다. 2차전 경기 종료 후 키움은 에릭 요키시, SSG는 오원석을 선발로 예고했다. 오원석이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리그 정상급 성적을 올린 요키시 쪽에 무게추가 더 쏠리는 게 사실이다.

2차전 종료 후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도 3차전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원석이다. 원래는 3차전 선발이 모리만도였다. 그런데 1차전 투구수가 많았고 이틀 휴식이 조금 짧다는 판단이 들어서 오원석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 전에도 김원형 감독은 1차전의 가장 아쉬운 선택으로 ‘모리만도의 기용 방법’을 꼽았다.

“(1차전 9회) 송성문 타석에 모리만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최대한 짧게 쓰려고 했다. 노경은이 전병우에게 홈런을 맞기 전까진 1점을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는 동점이라는 생각을 했다. 홈런까진 정말 예상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이유로 모리만도는 ‘송성문, 김준완을 연결하는 타이밍에만 쓰자’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9회 말 김강민이 동점 홈런을 치면서 거기서 ‘여기선 다음 생각을 하지 말고 오늘 가야 되겠다’라고. 그렇게 된 거다. 그런데 결과가 안 좋게 나오니까 소모가 많았다.”

결국 3차전 선발로 예정이 된 모리만도를 불펜투구를 실전에서 겸하고, 중요한 순간에 활용하는 차원에서 짧게 두 타자 정도만을 상대하게 할 계획이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점이 되면서 모리만도는 계획과 달리 10회에도 올라왔고 전병우에게 결승 적시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까. 모리만도가 ‘패전 투수가 되지 않았어야 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될 선수인데 어젠 나도 첫 경기인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했다. 모리만도가 패전을 하는 바람에 그게 아쉽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패전의 멍에를 쓴 모리만도의 심리적인 상태가 향후 등판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투수들이 승리하고 다음 경기를 하는 것, 아니면 중간에 나와서 무실점으로 경기 결과에 역할을 하는 연결고리를 하는 것은 각각 다른 부담감이 있을 것이란 생각한다”며 모리만도가 1차전 패전 결과로 향후 선발 등판에 영향을 받지 않길 바랐다.

KS 3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오원석의 호투가 절실한 SSG다. 하지만 올해 키움을 상대로 오원석이 약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일종의 오프너로 짧은 이닝만 소화한 이후 박종훈, 이태양 등 선발 자원이 연이어 등판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다시 돌아와 결국 3차전 선발로 나설 오원석의 호투가 더욱 중요해졌다. 역대 KS 시리즈에서 1승 1패가 된 이후 3차전 승리 팀이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16차례(3차전 무승부 1회 제외) 가운데 14차례에 달한다. 확률로도 87.5%로 압도적이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에서 오원석이 등판하는 SSG다.

문제는 오원석이 올 시즌 키움전 7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 8.14로 매우 부진했다는 점이다. 선발로 나온 4월19일 키움전에서 4.2이닝 6실점, 5월 6일 키움전도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8월 4일 선발투수의 조기 교체로 일찍 구원으로 나온 경기서 5.2이닝 1실점, 9월 3일 키움전에서 6.2이닝 2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나머지 구원으로 나온 경기들에선 매 경기 실점을 하고 부진했다.

결국 오원석은 당일 투구 내용에 따라 일종의 ‘오프너’ 형식으로 조기 교체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직 SSG는 선발 가능 자원인 박종훈과 이태양 카드를 KS에서 꺼내들지 않았다. 모리만도의 4차전 기용을 예상한다면 3차전은 오원석-박종훈-이태양 등 선발 자원을 모두 투입하는 ‘1+1+1’전략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모리만도 카드와 오원석 포함 투수 총력전 가운데 정답은 뭐였을까. 해답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S 3차전에서 확인해야 될 듯 싶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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