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④ 국가 애도기간에 ‘제주도 연수?’…“공부하러 가는데 왜 못 가냐”
[KBS 창원] [앵커]
하동군의회가 '이태원 참사'로 국가 애도기간인데도 제주도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군의원들은 뒤늦게 일정을 취소하고 복귀했지만, 국민적인 참사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하동군의회, '이태원 참사'로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된 지 나흘째인 어제(2일), 의장실과 의원 사무실마다 텅 비었습니다.
[하동군의회 의장실 관계자/음성변조 : "(KBS에서 나왔는데 의장님 혹시 어디 가셨는지 알 수 있나요?) 의장님요? 오늘 연수가셨는데…."]
하동군 의원 11명 전원이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난 것은 그제(1일)입니다.
지난달 31일 연수 취소 논의를 했지만, 위약금 등을 이유로 강행했습니다.
[이하옥/하동군의회 의장 : "(연수를) 왜 가게 됐는 지는, 한 달 전에 우리가 공부를 하러 가려고 연수 일정을 잡았다가…. (지금) 좀 예민하니까 나중에 통화합시다. 지금은 바빠요."]
하동군의회 제주 일정 대부분은 외부 초청 강연과 사업장 견학입니다.
경비는 4성급 호텔 숙박비를 포함해 2천4백여 만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무원 4명도 동행했습니다.
[이소정/정의당 경남도당 정책기획국장 : "연수를 나가지 않고 의회에서 (교육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관광성) 출장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굉장히 우려스럽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엄중한 상황에서 연수를 간다는 게 참 때를 가릴 줄 모르는 그런 행위다."]
논란이 일자, 의원 7명은 그제 급하게 돌아왔고, 이하옥 의장 등 나머지 의원들도 어제 비행기를 탔습니다.
[최지한/하동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 : "어떻게 이번 사안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같은 군민으로서) 부끄럽고요. 애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면 사과를 하는 게 우선 아닌가, 논란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연수 참여 의원들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고,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자숙을 독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용산서장, ‘112 신고’ 집중될 때 대통령실 앞에…참사도 늑장 보고
- [특파원 리포트] 타이완 “2035년 한국 제치고 우리가 ‘이것’ 꼴등”
- ‘3년 만에’…해외여행 늘면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인
- 美, “북, 핵실험 포함 추가 도발 우려…러에 포탄도 몰래 제공”
- “한 팔로 서로 물 먹이며”…생존자들이 전하는 그 날
- 인력 안 줘놓고, 책임은 말단이?…현장 경찰들 ‘부글부글’
- 안면 골절 손흥민 결국 수술대에…카타르 월드컵 불발 위기
- “사이렌 소리만 들으면”…트라우마 치료 시급
- “관광지 피해 고려 ‘참사’ 대신 ‘사고’…‘사망자’는 중립 표현”
- 군, ‘NLL 이북’ 공해상 공대지미사일 3발 발사…“결코 용납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