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루머 몸살' 유아인 "통곡의 주인보다 더 시끄러운 X소리…필요한 곳에 마음 닿길" [MD이슈](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황당한 루머에 시달린 배우 유아인이 심경을 밝히며 이번 사고 사상자들을 추모했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에서 핼러윈 시즌을 맞아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건이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일 오후 11시 기준 이태원 사고 사망자 156명, 부상자 173명으로 집계했다. 정부는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오는 5일 자정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현재 많은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혹은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근거없는 루머들이 나왔다. 유명인, 인플루언서, BJ 등이 등장해 인파가 몰려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해당 유명인으로 유아인과 여러 BJ들이 거론됐다.
유아인 소속사 UAA(United Artists Agency) 측은 2일 이태원 사고 루머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유아인은 29일 출국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유아인 역시 3일 오전 장문의 글로 심경을 전했다.
유아인은 "밥을 먹고 운동도 하고 똥도 싸고 깔깔대며 웃기까지 한다. 휘황찬란한 것들을 쫓다가 발을 헛디디고 더러운 것들을 피하려다 포기한 채 흠뻑 뒤집어 쓰기로 했다. 내 걸음을 걸으려는데 한 발도 떼기가 어렵다"며 "일상이 흐른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조금씩 다르게 흐른다. 눈물은 더 몰래 흘린다. 세월이 흘렀고, 변한 게 있다. 분이 차오를 때면 습관처럼 가운뎃손가락을 펼쳤는데 이제는 꾹 참고 쥔 주먹으로 가슴을 친다. 엄한 걸 치던 손으로 나를 친다. 한때 좀 쳤다던 왕년 타령의 주인공으로 사는 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안해라. 조금만 뜨거워져도 오그라드는 우리들. 술로 몸을 덥히면 좀 견딜만하잖아. 그럼에도 여지 없이 감전되는 감정들, 잡지 못한 것들, 놓쳐버린 마음들. ‘더 선명하고 명쾌하게 꺼내고 싶은 것들이 있어. 후딱 끝내버리고 싶은 것들도. 그래도 꾹 참는다. 하나씩 하나씩 그리고 더 천천히.’"라며 "속도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하면서, 사실은 속도를 잃어버렸거나 속도를 이기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부터 나는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도 자꾸 쓰이는 마음"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유아인은 "'마음은 여기에 쓰지 마. 그건 안 팔린다니까. 쪽팔린다니까!'"라면서 "그게 내 소린지 네 소린지. 초상집 가운데에서 초상을 등진다. 누가 더 잘났는지 모르겠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는 더 모르겠다. 꺼진 생명을 무기로, 방패로, 소재로, 안주로, 걸림돌로 삼느라 꺼지지 않는 화면들. 통곡의 주인 보다 더 시끄러운 개소리들. 빅한 데이터로 팔려나가는 것들. 입닥쳐. 쪽팔린 줄 알아야지"라고 분노하며 "마음 좀 써 제발. 더 아프고 덜 아픈 마음 겨루다 버려진 것들. 사실은 한통속의 우리들. 그 마음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다가 애써 밝힌 마음이 가장 필요한 곳에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없는 방에 켜 둔 빛보다는 그게 덜 무안해서. 화면을 두드려 나온 것으로 아픈 마음들을 만질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요. 고작 나에게 필요한 만큼요. 내가 버렸고 내가 가졌고 내가 가지지 못한 딱 그만큼요"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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