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전주곡 "명일방주 유저도, 입문자도 모두 재밌는 애니"
- 명일방주 애니메이션 '여명의 전주곡' 공식 예고편
미디어 간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원작을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이젠 일상이 됐다. 하나의 작품명을 검색하면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여러 방식으로 제작된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원작을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팬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 다른 미디어로 접하고 그것에 대해 재미를 느끼면 이후 원작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찾아보기 마련이다.
요스타가 명일방주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이전부터 게임을 즐겨 온 유저들에게는 팬서비스 같은 느낌을 주면서, 애니메이션을 통해 명일방주에 대해 알리며 신규 이용자들의 유입을 노리는 것이다.
명일방주는 하이퍼그리프가 개발한 수집형 디펜스 게임이다.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오퍼레이터로 불리는 캐릭터들을 적재적소로 배치하고,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스토리다.
하이퍼그리프는 매번 메인 혹은 이벤트 스토리를 출시할 때마다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왔다. 그런데 애니메이션들의 완성도가 하나같이 높아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다음 업데이트를 앞두고 공개된 '스툴티페라 나비스'만 봐도 그렇다.
- 명일방주 '스툴티페라 나비스' 3D 애니메이션 PV
명일방주는 단편 애니메이션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2021년 10월 25일 2.5주년 기념 방송에서 애니메이션 '여명의 전주곡' 제작 소식과 함께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선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박사(이용자 캐릭터)'의 목소리가 공개돼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후 순차적으로 공개된 예고편에선 박사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드러났다. 덕분에 원작을 플레이하던 이용자들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기자 또한 애니메이션 방영 날짜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1년이 더 지난 10월 29일 1화가 공개되자마자 바로 시청했다.
애니메이션 1화를 본 소감은 스토리를 잘 축약했다는 것이다. 인물의 등장 시기나 일부 상황은 원작과 다르지만, 정해진 분량 안에 스토리를 마무리지어야 하는 애니메이션 특성상 감안하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스토리의 큰 틀이 변한 것은 아니다. 중요 장면이나 대사 모두 빠짐없이 포함돼 있어 원작 팬들도 만족시켜준다. 기자 또한 게임에서 스토리를 볼 때 주어진 이미지와 텍스트, 음성만으로 머리로 상상했던 모습이 애니메이션에 구현된 걸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전개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 스토리를 따라가기 적당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욕심부리지 않았다. 또한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나눠져 있어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만 공식 예고편에서 공개된 내용을 보면 하나의 장을 전부 다루는 것처럼 보이는 데, 8화 만에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는 앞으로의 전개 속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명일방주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를 위한 배려도 엿보인다. 박사가 어떠한 존재였는지, 리유니온은 무슨 단체인지 등 친절하게 하나씩 설명하면서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물론 1화만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순 없기에 당장 필요한 부분만 우선 이야기한다.
여기서 게임을 하고 있는 지인과 의견이 엇갈렸다. 애니를 본 지인은 "이건 신규 유입용이 아니다"라며 "기존 유저들을 위한 팬서비스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1화 스토리는 게임에서 많은 사람들을 접게 만든 부분이다"고 답했다.
지인의 의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게임 초반부에는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됐는가'라는 의문을 풀어내고자 하는 욕심이 강해서 한 번에 많은 이야기를 넣다 보니 난잡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애니메이션은 스토리를 축약해 시청자들이 충분히 세계관을 이해하면서 볼 수 있게끔 풀어냈다. 그래서 오히려 애니메이션을 먼저 접하는 게 게임에 대한 흥미를 높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작화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게임 속 일러스트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높은 재현율을 보여준다. 건물을 비롯한 주변 환경 요소들은 분위기를 잘 살려내 몰입감을 더했다.
전투 장면은 다소 아쉬운 느낌이 없지 않다. 명일방주는 디펜스 게임이다 보니 인원을 배치하고 적들의 공격에 대응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선 적들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기습하는 듯한 모습만 보여줘 심심한 느낌이 강했다. 이 또한 공식 예고편에서 보여준 전투가 나올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리하자면 원작을 아는 사람에겐 추억을, 모르는 사람에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만든 작품이다. 1화만으로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첫인상만 성공하면 반 이상은 간다. 그런 면에서 여명의 전주곡은 첫인상을 확실하게 남겼다고 본다. 애니메이션은 매주 토요일마다 최신화가 방영될 예정이므로 궁금하다면 시청해 보는 걸 추천한다.
한편, 명일방주는 지난 10월 30일 온라인 콘서트 '앰비언스 시네스티시아 2022 - 등하정영'을 개최했다. 이처럼 명일방주는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콘서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IP를 확장해가는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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