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좀 풀어달라" 오열하는 아버지…돌아온 폰 '잠금' 풀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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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게 딸의 아이폰을 받은 그는 다음날 실종자 가족이 모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 좀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가족들은 실종자의 마지막 흔적을 보고자 스마트폰에 걸린 비밀번호·패턴(유형)을 풀길 원했지만, 삼성전자·애플 등 제조사 측도 잠금해제 권한이 없어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애플은 지난해 12월부터 아이폰 사용자가 세상을 떠났을 경우 가족·지인이 아이폰 계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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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도 '잠금해제 지원' 안 해…"업체도 사실상 '불가능'"
(서울=뉴스1) 오현주 정은지 기자 = # 6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29일 딸이 이태원에 간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에게 딸의 아이폰을 받은 그는 다음날 실종자 가족이 모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 좀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최소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국민들이 큰 슬픔에 빠졌다. 사고 발생 당일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한 뒤 가족에게 알렸지만, 당시 A씨처럼 폰만 돌려받고 생존여부를 곧바로 알지 못했던 경우도 여럿 있었다.
◇'이태원 참사' 실종자 가족, 폰만 돌려받고 생존여부 몰라…"폰 잠금해제 가능성 희박"
가족들은 실종자의 마지막 흔적을 보고자 스마트폰에 걸린 비밀번호·패턴(유형)을 풀길 원했지만, 삼성전자·애플 등 제조사 측도 잠금해제 권한이 없어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인이 잠금계정을 잊어도 초기화가 빠른 방법이라, 직계가족의 스마트폰 잠금을 푸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사설업체도 스마트폰 액정에 불빛을 비춰 지문으로 패턴을 추정하거나 1234부터 생일까지 입력하는 일명 '브루트 포스'(Brute Force·조합 가능한 모든 문자열을 하나씩 대입하는 것) 방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이 아주 좋으면 (잠금이) 풀리는 식"이라며 "보안 취약점을 찾아 해킹 기법을 쓰긴 하는데, 스마트폰 자체 보안 성능이 뛰어난 편이라 쉽지 않아 (성공 확률이) 현실적으로 아주 낮다"고 말했다.
◇제조사도 '잠금해제 권한' 없단 입장…구조대원이 비번 몰라도 '비상 연락처' 알도록 지원 스마트폰 제조사도 긴급상황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사용자가 긴급상황에 처했을 경우 구조대원이 휴대폰을 잠금해제 하지 않아도 가족에게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알도록 돕는다. 단말기 내 '긴급 연락처 등록'과 '의료 정보 설정'를 포함한 두 가지 기능을 통해서다.
'긴급 연락처 등록'은 비상 상황에서 폰이 잠겨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미리 설정된 가족·지인번호로 연락해 개인을 구조하고, 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의료정보 설정' 역시 폰에 비밀번호·잠금패턴이 걸려 있어도 응급 구조 인력들이 사용자의 의료 정보를 보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외부인이 건강 정보를 파악해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갤럭시 사용자는 톱니바퀴 모양의 애플리케이션(앱)인 '설정'에 들어가 '안전 및 긴급'을 누르면 된다.
여기서 '긴급 연락처'를 골라 비상시 연락을 해야 할 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 또 '안전 및 긴급' 탭의 '의료 정보'를 택하면 자신의 △건강상태 △알레르기(거부반응) 여부 △복용 중인 약 △혈액형을 기입할 수 있다.
이렇게 설정한 정보는 스마트폰 잠금화면 하단에 달린 '긴급전화' 버튼을 누르면 비밀번호를 몰라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는 하트 모양이 달린 '건강' 앱을 활용해 두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앱의 '요약'-'사용자의 의료 정보 설정' 탭을 누르고, △이름 △생년월일 △의학적 질환 △의료기록 △알레르기 △복용 중인 약 △긴급연락처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이와 함께 '긴급 상황 접근'-'잠겨 있을때 보기'를 누르면, 아이폰 화면이 잠겨있어도 외부인은 '긴급 상황' 버튼을 눌러 비상 연략망으로 연락하고 개인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애플은 지난해 12월부터 아이폰 사용자가 세상을 떠났을 경우 가족·지인이 아이폰 계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다.
아이폰 사용자가 자신의 아이폰과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5명까지 미리 지정해두면, 이들이 사진·영상·전화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애플 측에 법적 서류를 제출하면 기존에 설정되지 않은 가족도 고인의 백업된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한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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