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안갯속에 빠진 차기 금투협회장…사실상 전병조 vs. 서명석 '2파전'?

안지혜 기자 2022. 11. 3. 08:00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400여 개 금융투자사를 대변할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막을 올렸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다음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선거 일정을 결정할 예정인데요. 나재철 현 금투협회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으로 선거는 본격 레이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당초 이번 선거는 현직 '나재철 회장 vs. 전직 최고경영자(CEO)' 간 대결로 점쳐져 왔기 때문입니다.

나 회장은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였습니다.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지난 3년 간 금융투자협회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이나 개인종합관리계좌(ISA) 확대 개편 등 구체적 성과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연임 의사를 묻는 언론의 숱한 질문에 나 회장이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 입장을 취한 것도 사실상 '연임 도전'으로 읽힌 이유입니다.

그랬던 나 회장이 최근 돌연 밝힌 불출마의 주된 이유는 "단임 약속을 지키겠다"입니다.(나 회장은 지난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회장님만 아는 진짜 이유야 어찌 됐건 '강력한 현직'의 철군은 다른 후보군에겐 호재입니다. 아직 정식 후보등록도 이전인데, 이미 증권사·자산운용사의 전직 CEO 5명이 언론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와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등 5명입니다. 모 후보는 "아무래도 현직을 상대로 싸우기는 어렵지 않았겠냐"며 솔직한 안도의 소회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최종 결과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압도적인 후보는 없다"는 게 투표권을 행사할 회원사들의 대체적인 평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운용 출신인 서유석 전 대표는 다른 대형 증권사나 운용사인 회원사의 표를 받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뜩이나 치열한 사업 경쟁 속, 협회장마저 '1위 증권사' 출신에 넘겨주지는 않으려는 업계 분위기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13년 간 교보증권 대표를 역임한 김해준 대표는 무난한 '장수 CEO'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존재감이 아쉽습니다. 가장 최근까지 현직에 있었던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역대협회장 5인이 모두 증권사 대표 출신이었다는 현실적 허들을 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간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 전 대표는 행정고시 합격 후 민·관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꼽힙니다. 정부와 국회와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 자리란 점에서, 그와 같은 '서울대 82학번'이 정관계 요직을 두루 차지하고 있다는 정치적 환경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글쎄' '과연'이라는 답변이 우세합니다.

소위 증권업계 '인싸'로 잘 알려진 서명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인 데다, 중소형사 출신이란 점에서 오히려 대형사인 회원사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용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행동과 성격이 반대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아주 압도적인 후보가 없을 때의 선거 전략은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 보다도 단점을 최대한 커버하는 것입니다. 뚜렷한 선호가 없는 상황이라면, 유권자의 판단 잣대는 'A가 B보다 뛰어나지' 보단 '그래도 B보다는 A가 낫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난 대선 때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각 후보는 물밑 선거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각자는 각자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까요. 나 회장의 불출마 소식에 오히려 출마를 마음먹는 '제6의 후보' 등장 가능성도 추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시장은 차갑게 식고 있지만 이번 금투협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입니다.

SBS Biz 기자들의 명료하게 정리한 경제 기사 [뉴스'까'페]

네이버에서 SBS Biz 뉴스 구독하기!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