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안갯속에 빠진 차기 금투협회장…사실상 전병조 vs. 서명석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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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400여 개 금융투자사를 대변할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막을 올렸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다음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선거 일정을 결정할 예정인데요. 나재철 현 금투협회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으로 선거는 본격 레이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당초 이번 선거는 현직 '나재철 회장 vs. 전직 최고경영자(CEO)' 간 대결로 점쳐져 왔기 때문입니다.
나 회장은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였습니다.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지난 3년 간 금융투자협회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이나 개인종합관리계좌(ISA) 확대 개편 등 구체적 성과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연임 의사를 묻는 언론의 숱한 질문에 나 회장이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 입장을 취한 것도 사실상 '연임 도전'으로 읽힌 이유입니다.
그랬던 나 회장이 최근 돌연 밝힌 불출마의 주된 이유는 "단임 약속을 지키겠다"입니다.(나 회장은 지난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최종 결과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압도적인 후보는 없다"는 게 투표권을 행사할 회원사들의 대체적인 평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운용 출신인 서유석 전 대표는 다른 대형 증권사나 운용사인 회원사의 표를 받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뜩이나 치열한 사업 경쟁 속, 협회장마저 '1위 증권사' 출신에 넘겨주지는 않으려는 업계 분위기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13년 간 교보증권 대표를 역임한 김해준 대표는 무난한 '장수 CEO'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존재감이 아쉽습니다. 가장 최근까지 현직에 있었던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역대협회장 5인이 모두 증권사 대표 출신이었다는 현실적 허들을 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간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 전 대표는 행정고시 합격 후 민·관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꼽힙니다. 정부와 국회와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 자리란 점에서, 그와 같은 '서울대 82학번'이 정관계 요직을 두루 차지하고 있다는 정치적 환경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글쎄' '과연'이라는 답변이 우세합니다.
소위 증권업계 '인싸'로 잘 알려진 서명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인 데다, 중소형사 출신이란 점에서 오히려 대형사인 회원사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용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행동과 성격이 반대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아주 압도적인 후보가 없을 때의 선거 전략은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 보다도 단점을 최대한 커버하는 것입니다. 뚜렷한 선호가 없는 상황이라면, 유권자의 판단 잣대는 'A가 B보다 뛰어나지' 보단 '그래도 B보다는 A가 낫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난 대선 때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각 후보는 물밑 선거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각자는 각자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까요. 나 회장의 불출마 소식에 오히려 출마를 마음먹는 '제6의 후보' 등장 가능성도 추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시장은 차갑게 식고 있지만 이번 금투협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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