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곡물협정 복귀…젤렌스키 "푸틴, 우크라에 안전보장 요구"

정혜인 기자 2022. 11. 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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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엔·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체결했던 이스탄불 협정(흑해 곡물수출 협정) 참여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선언한 지 나흘 만인 2일(현지시간) 협정에 다시 복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튀르키예는 지난 7월 이스탄불 JCC에서 곡물 수출 선박 검사한다는 등의 조건이 담긴 협정의 기한을 120일간, 오는 19일까지로 정하고 이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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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중단' 선언 나흘 만에 이행 재개…미 '19일 만료' 협장 연장 촉구, 러 "별도 문제"
10월 31일 (현지시간)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중단 선언 속 우크라이나 항을 출발한 화물선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 입구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러시아가 유엔·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체결했던 이스탄불 협정(흑해 곡물수출 협정) 참여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선언한 지 나흘 만인 2일(현지시간) 협정에 다시 복귀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시 중단할 수도 있다"며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전략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해상 항로의 비무장화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보장을 받았다"며 "현재로서 보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협정 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 정박한 러시아의 흑해함대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며 협정 이행 중단을 선언한 지 나흘 만이다.

러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협정 이행을 총괄하는 공동조정센터(JCC)에 보낸 서면 보증에서 "인도주의적 항로가 흑해 곡물 협정과 JCC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는 가운데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 안보회의에서 "튀르키예와 유엔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서면 보증을 받았고, (서면 보증이) 곡물 거래를 재개하기에 충분하다"며 "국방부에 합의안 이행을 재개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이 보장을 위반할 경우 러시아는 협정을 다시 중단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가 상황에 따라 다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러시아는 앞서 세바스토폴 드론 공격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우크라이나로부터 인도적 통로의 군사적 목적 이용 금지 등의 실질적인 보증을 받기 전까지 곡물 수출 협정에 복귀하지 않겠다며 세계 식량안보 위기 우려를 높였었다. 그러나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는 중단 선언 나흘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7월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3자 정상 회담 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튀르키예 의회에서 러시아의 협정 이행 재개로 이날 우크라이나 항만에서 곡물 선적과 출항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이행 중단 선언 이후 유엔과 함께 러시아 설득에 나섰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곡물 수출 협정 재개는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에 중요한 외교적 결과"라고 환영했다. 이어 "러시아의 보증 요구는 러시아 침략의 실패를 보여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자찬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곡물 수출 협정 이행 재개를 환영하면서도 오는 19일 만료되는 협정 기한 연장을 촉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튀르키예는 지난 7월 이스탄불 JCC에서 곡물 수출 선박 검사한다는 등의 조건이 담긴 협정의 기한을 120일간, 오는 19일까지로 정하고 이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협정 복귀에 대해 "이것은 궁극적으로 시장에 훨씬 더 많은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식품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에 협정 연장에 합의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협정 연장과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협정 연장은 별도의 문제로, 수반되는 모든 요인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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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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