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애도기간에 노래하면 안되나요"…이태원 직격탄 맞은 가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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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가 이태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핼러윈 데이를 맞아 대규모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 또한 국가적인 애도기간은 5일까지로 정해졌지만, 참사가 발생한 용산구가 연말까지 애도 기간을 갖겠다고 밝히는 등 지자체마다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방법에 대한 시선도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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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요계가 이태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핼러윈 데이를 맞아 대규모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기준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72명이다. 이에 정부는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 희생자들을 기리기로 했다.
이 여파로 가요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엑소 첸, 하이라이트 출신 용준형, 에이핑크 정은지 등이 앨범 발매를 연기했고, 백지영 코요태 트와이스 장윤정 영탁 장민호 등이 공연 혹은 팬미팅을 취소했다. 팝스타 마이클 볼튼의 8년여만의 내한공연도 내년 1월로 밀렸고, 'MJ라이브 마이클 잭슨 트리뷰트 콘서트 코리아 투어' 역시 모두 중단됐다.
이에 가요계는 초긴장 상태로 접어들었다. 일각에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의 사태가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분야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공연이 재개되고 가수들의 컴백이 허용되기까지는 반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었다. 국민적 우울감이 극에 달한 가운데 춤 추고 노래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옳지 않다는 사회적 시선 때문이었다. 이번 이태원 참사 또한 국가적인 애도기간은 5일까지로 정해졌지만, 참사가 발생한 용산구가 연말까지 애도 기간을 갖겠다고 밝히는 등 지자체마다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얼어붙은 분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하다못해 "보도자료도 눈치를 봐야한다"는 호소도 있다.
그렇다고 앨범 발매 일정을 변경하거나 공연 스케줄을 취소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새롭게 스케줄을 잡으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이를 위해 들인 프로모션 마케팅 비용, 공연 대관료, 스태프 임금 등 모든 제반 비용을 온전히 기획사 측에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 기반이 탄탄한 중대형 기획사에서도 쉽게 내릴 결정이 아닌데 소형 기획사의 경우에는 더더욱 피해가 막급하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여간 행사나 축제 등이 중단돼 심각한 경영난에 부딪혔던 이들은 이번 사태가 더욱 뼈아픈 타격이다.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방법에 대한 시선도 갈리고 있다. 꼭 모든 활동을 멈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수 생각의 여름(본명 박종현)은 지난달 31일 공연 강행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가기관이 보기에 예술은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보다. 관에서 예술관련 행사들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 뿐 아니라 공연해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이에 많은 아티스트들이 공감을 표했다. 가수 장재인도 이 글을 공유하며 동의를 표했고, 싱어송라이터 정원영은 "모든 공연을 다 취소해야 하나. 음악만한 위로와 애도가 있을까"라고 전했다. 배순탁 대중음악 평론가는 "언제나 대중음악이 가장 먼저 금기시되는 나라다. 슬플 때 음악으로 위로받는다고 하지나 말든가. 우리는 마땅히 애도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애도의 방식은 우리 각자 모두 다르다. 다른 게 당연하다. 방식마저 강요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컴백을 강행하는 이들도 있다. 2NE1 출신 박봄은 예정대로 '리멤버드'를 발표했다. '리멤버드'가 '기억'이라는 주제로 아프지만 아름다웠던 당신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는 내용을 담은 곡인 만큼, 큰 상처를 받은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을 거라는 의도다. 다만 추모의 의미를 담아 홍보 활동은 하지 않는다.
JTBC '히든싱어7'도 올해 32주기를 맞은 고 김현식 편을 편성, 애도의 뜻을 표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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