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없는 강의실 학생도 교수도 눈물"…'트라우마' 휩싸인 대학가

김규빈 기자 양새롬 기자 권진영 기자 임세원 기자 2022. 11.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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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20대가 다수 희생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번 참사에서는 희생자 중 20대가 104명으로 전체 156명의 67%를 차지한데다 상당수가 대학 재학생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심리센터상담소 관계자는 "참사 발생 당시 현장 사진·영상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SNS로 유포됐고 영상을 본 학생들의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도 상당하다"며 "다음주까지 대면상담 일정이 다 차 있어 지금은 전화로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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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희생자 3명 중 2명이 20대…트라우마 호소 대학생 많아
대학마다 피해 현황 파악…서강대·한양대 '교내 분향소' 마련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 ⓒ News1 임세원 수습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양새롬 권진영 임세원 기자 = 이태원 참사로 20대가 다수 희생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번 참사에서는 희생자 중 20대가 104명으로 전체 156명의 67%를 차지한데다 상당수가 대학 재학생이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는 가족이나 친구를 잃거나 사고 상황을 목격해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학생이 많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들은 단과대학 내지 총학생회 등 다양한 경로로 피해 현황을 파악 중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심리센터상담소 관계자는 "참사 발생 당시 현장 사진·영상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SNS로 유포됐고 영상을 본 학생들의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도 상당하다"며 "다음주까지 대면상담 일정이 다 차 있어 지금은 전화로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 등 두 명의 희생자가 나온 서강대의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이번 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에게 응급상담을 제공한다. 상담서 제출, 상담사 배정 등 기존 절차와 달리 당일 전화로 연락해도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다.

상명대도 '이태원 참사 관련 심리상담 지원 안내' 공지를 띄우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심리상담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상명대 관계자는 "재난 위기에서 학생들이 어떤 트라우마를 가질지 몰라 기한을 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와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이달 중 집단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2·4·7·9일 집단 상담을 한다. 이화여대는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을 덜어주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의료 지원이 필요하면 이화의료원과 연계해 도움을 줄 방침이다.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내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 ⓒ News1 권진영 수습 기자

외국인 교환학생 2명과 재학생 1명이 희생된 한양대에는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이날 교내 분향소를 찾은 재학생 중에는 사고 장면을 목격하거나 극적으로 살아남은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밤잠을 설치며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교내 분향소를 찾은 간호학과 학생 A씨(21)는 "고인과 함께 수업을 듣고 왕십리에서 놀기도 했다"며 "오늘 고인과 함께 듣는 수업이 있었는데 교수님도 학생들도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 휴강했다"고 눈물을 터뜨렸다.

서강대의 체육관 앞에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이날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조문을 한 프랑스인 B씨(21)는 "프랑스에서도 큰일(테러 등)이 있었으니 이번 일에 일부 공감이 된다"며 "유족들이 마음의 상처를 잘 견디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헌화 공간 옆 추모 공간의 화이트보드(흰칠판)에는 고인을 추억하는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포스트잇에는 '고통 없이 편히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해야 했고 행복할 날들만 남은 여러분들 하늘에서는 편하게 쉬세요' '아직 현실이 믿기지 않아. 정말 고마웠어. 미안해' 등의 글이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으로 적혀 있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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