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유 도발’ 한미, 안보협의회…“北 핵 쓰면 정권 종말”
양국 국방장관, 펜타곤서 SCM 주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 수준 경고 나올 듯
북한이 분단 사상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미가 북핵 억제를 위한 실효적 방안을 도출하는 회의를 진행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를 주관한다.
북한이 전날 최소 25발의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고 동해 해상완충구역에 100여 발의 포격을 감행한 이후 양국 국방 수장이 머리를 맞댐에 따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 실효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미는 이번 SCM에서 북한군 동향과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 대북정책 공조와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방안, 연합방위태세 평가 및 강화 방안, 글로벌 안보협력 등 주요 동맹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미국 전략자산을 중심으로 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의 실행·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본토 위협 시 대응하는 수준으로 핵무기 탑재 전략자산과 재래식 무기, 미사일방어 등을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한국 내에서는 지난 몇 년 새 북한의 핵과 투발수단 능력이 고도화함에 따라 미국이 유사시 신속하게 확장억제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정치권과 학계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장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최근 대남 핵 선제공격까지 가능하도록 공세적인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면서 김정은의 오판을 차단하는 확장억제 실행력과 신뢰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미가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를 고려해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최고 수준의 대북 경고를 공동성명에 담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표현은 지난달 27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방전략서(NDS)에 담긴 바 있다.
미국 전략폭격기와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 신속 및 적시 전개, 확장억제 전략·작전 공동기획,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 매년 실시, 핵 위기 대응 연습, 고해상도 위성정보 공유 등이 구체적으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확장억제 전략·작전 공동기획을 위한 체계가 마련되면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 제공 의사 결정에 한국의 ’발언권‘이 강화된다.
양국 국방부 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 6월 아시아안보회의와 7월 미국 워싱턴 회담에 이어 5개월 만에 세 번째다. SCM에는 양국 국방·외교분야 고위 관계관들도 참석한다.
북한의 전날 도발과 관련, 주한미군을 관장하는 인도태평양 사령부도 성명을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며 "이것이 미국 국민 및 영토, 동맹에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지만,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무모한 결정과 역내 안보 저해에 대한 영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오후 별도 브리핑에서 관련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누그러지지 않았다"며 "7차 핵실험을 포함해 북한의 잠재적인 추가 도발을 여전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시) 추가적인 대가와 후과가 있을 것이고 북한은 세계적인 규탄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공개적으로 분명히 했을 뿐 아니라 동맹 및 파트너와 정보를 교환하고 공조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브리핑에서 "사실상 해상경계선 이남의 한국 수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무모한 결정을 규탄한다"며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논의하고 싶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평양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고 있으며, 중국이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외교적 진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리는 군사적 대비 태세를 높게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방위 조약을 체결했고, 이를 지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연쇄 발사 이후 별도 통화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도발 강화 행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통화에서 한국에 대한 방위 약속은 철통같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 사회가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프라이스 대변인은 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달 말 G20 정상회의 기간 아시아 방문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한국 및 일본과 북한의 위협에 대해 양자 및 3자 협의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핵심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 및 일본과 삼각 동맹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안보 약속은 신성불가침하며 이는 북한에 보내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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