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꺾인 SK바사, 지속가능 성장 위한 새판 짠다
백신 사업 강화∙신사업 진출 등 신성장 전략 발표
"새로운 감염병 창궐 시 100일 내 백신 개발 목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를 위해 △코로나 풍토병화(엔데믹) 대응 △백신 사업 강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및 차세대 플랫폼 기술 확보 등 세부 전략도 제시했다. 코로나19 백신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일 국내외 애널리스트 및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지속가능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한 세부 실천 과제와 실행 방안을 담은 'SKBS 3.0'도 공개했다.
일시 중단 '자체 개발' 백신 사업 '재개'
우선, 회사는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산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의 접종 대상 및 적응증 확대, 제형 다양화 등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스카이코비원에 대해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안 사장은 "스카이코비원은 장기간 안전성이 검증된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으로, 유통 및 보관이 용이하다는 강점과 추가 접종(부스터샷) 시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특성이 있다"면서 "청소년 및 소아 등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비강에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사해 감염을 예방하는 비강 스프레이 등을 개발해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중단했던 자체 개발 백신 사업도 재개한다. 내년부터 주력 제품인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공급을 정상화하고,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의 영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1회 접종의 편의성을 앞세워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또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의 상용화도 추진한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0년 8월부터 이어온 노바백스와의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연장하고 글로벌 CMO·CDMO 파트너사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며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도 집중하고 향후 이를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 감염병 창궐 시 100일 내 백신 개발 목표"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GT 사업 전 영역에서 기술력을 확보, 백신뿐만 아니라 바이오 영역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CGT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의 CDMO와 인수합병(M&A), 조인트밴처(JV)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차세대 기술력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국제기구 및 연구소와의 공동 개발 협약 등을 통해 mRNA 기술 확보하고 제품 개발 및 플랫폼 확장 등에 나설 예정이다. 안 사장은 "글로벌 파트너와 힘을 합해 새로운 감염병이 오면 이에 대응할 백신을 100일 안에 개발해 6개월 내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 IVI, 웰컴트러스트, 힐레만연구소 등 그동안 구축해온 글로벌 기구 및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연구개발(R&D)과 생산 시설 확충도 지속한다.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를 설립, 바이오 의약품 전 영역의 인프라를 순차적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경북 안동에 위치한 백신 생산 시설인 '안동 L-House' 역시 대폭 확장한다. 현재 대비 최대 5배까지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미국 우수제조관리기준(cGMP), 유럽 우수제조관리기준(EU-GMP)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증을 확보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코로나 '특수' 끝…신성장 전략 판도 바꿀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속가능 성장 전략을 발표한 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시한 영업(잠정)실적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은 910억5300만원으로, 전년(2208억원)보다 59%가량 감소했다. 지난 2분기(1383억원)와 비교해도 34% 줄었다. 영업이익은 213억5900만원으로, 전년보다 79%나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백신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스카이코비원의 수주물량이 대부분 4분기 매출로 인식된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바이오 업계에선 스카이코비원을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기존 백신 개발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탓이다. 이미 시노팜과 시노백 등 저렴한 중국 코로나19 백신이 중저소득국가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가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안 사장은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백신 R&D 및 생산 인프라를 재정비해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 전략을 실행한다"며 "글로벌 백신∙바이오 산업의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고 넥스트 팬데믹 대응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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