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극우 손잡고 재집권 유력… 중동정세 격랑 예고
출구조사서 과반의석… “거국내각 구성”
2021년 6월 실각 후 1년6개월 만에 부활
아랍계 추방·팔 자치권 박탈 공약 내건
벤그비르 중심 극우정당 제3당 떠올라
팔레스타인·이란 정책 더 강경해질 듯
美 “벤그비르 내각 합류 땐 관계 손상”
이란, 사우디 공격설 첩보에 긴장 고조
극우 돌풍 이끈 벤그비르 이스라엘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극우 정당 독실한시오니즘당을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2일(현지시간)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
지난 3년간 5번째 총선이라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1일(현지시간) 진행된 이스라엘 선거 결과는 극우 돌풍과 네타냐후 재집권으로 요약된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2일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열린 집회에 나와 “대승에 가까워졌다”며 “결과가 출구조사와 같다면 거국적 우파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전 총리 측 우파 블록은 총선 직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크네세트(의회) 총 120석 중 과반인 61∼6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이끄는 반네타냐후 블록의 예상 의석수는 54∼55석에 그쳤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벤그비르와 손잡고 연정을 구성하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이란 정책이 초강경으로 흐르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압박 강화는 라이벌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이슬람국에는 호재일 수도 있지만 벤그비르식 극단적 시오니즘이 이스라엘 대외노선에 반영될 경우 갈등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벤그비르 측 인사가 내각에 합류하면 우리와의 관계가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일축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사우디 측이 미국에 공유했고 미국과 사우디, 중동의 이웃 국가들이 군의 위기대응태세를 격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미·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첩보에 따르면 이란은 사우디 내 에너지 기반시설과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의 에르빌을 공격 대상으로 계획 중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위협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지역에서 우리의 이익과 파트너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의 공격 감행이 이란 내에서 9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의도라고 WSJ에 말했다. 2016년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하자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을 습격했고 이후 두 나라는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특히 사우디는 1979년 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신정(神政)국가가 된 이란이 사우디 왕정도 전복하려 한다며 경계 중이다.
유태영·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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