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발사 취소···한국형 3축 체계 ‘비상등’
·군, 현무·에이태큼스 미사일에 이은 지대공 미사일 발사 실패 ‘은폐 의혹’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측 영해 근처에 떨어진 2일 공군이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발사에 사실상 실패했다. 육군의 현무-2C 탄도미사일과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 미사일 발사 실패에 이어 공군의 패트리엇 미사일마저 북한이 25발 가량의 무더기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날에 2발 중 1발이 정상 발사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공군은 이날 충남 보령시 대천사격장에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를 열어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한 요격미사일 실사격 훈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첫번째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두번째 발사가 예정됐던 패트리엇 미사일은 사격통제시스템의 레이더에서 신호끊김 오류가 발생해 발사가 전격 취소됐다고 공군 관계자는 밝혔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인 ‘천궁’도 이날 발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그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패트리엇 실사격 훈련은 이날 가상의 적 공중 위협을 시현한 무인표적기를 실제 유도탄으로 격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사격에 동원된 패트리엇 미사일 2발은 ‘PAC-2’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형인 PAC-3 MSE일 경우 제조국인 미국과 실사격을 제한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014년 도입 이후 한번도 국내에서 실제로 발사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 정상 작동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한국형 3축 체계’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북 핵·미사일을 대비하는 3축 체계의 상징적인 무기들이 모두 발사 실패라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3축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으로 이뤄졌다. 현무는 킬 체인, 패트리엇은 KAMD, 에이태큼스는 KMPR의 핵심 무기체계들이다.
군은 이날 파장을 우려해 패트리엇 미사일 등 지대공 미사일의 발사 실패를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공군은 당초 예정했던 패트리엇 미사일과 천궁 미사일의 실사격 사진과 영상 공개도 아무런 설명없이 취소했다. 공군은 패트리엇 실사격 훈련 상황과 관련한 질의에도 답변을 피했다.
앞서 지난달 5일에는 군이 강원 강릉시 공군비행장에서 발사했던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중 오작동으로 추적 신호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미사일의 가상표적 명중을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에이태큼스를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 타격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 능력을 현시했다”는 사실과 다른 보도자료를 냈다.
에이태큼스 발사 직전인 지난달 4일 밤에는 현무-2C 탄도미사일이 강릉에서 비정상 비행 후 전방이 아닌 엉뚱한 후방지역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때도 군 당국은 미사일 추진체가 공군 비행장 유류저장고 경내로 떨어진 것을 숨겼다가 국회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공개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밖에 해군이 운용하는 SM-2 미사일의 경우 2004년부터 올해까지 발사한 36발 가운데 11발은 표적에 명중하지 못하고 빗나간 사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가운데 6발은 유도탄 결함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에는 해군이 미국 하와이 해상에서 실시한 SM-2 실사격 훈련에서 2발 중 1발이 목표물을 요격하지 못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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