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 변경 유보…"사실상 추진 중단"

강준식 기자 2022. 11.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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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가 추진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 변경이 잠정 중단됐다.

2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박물관명칭선정위원회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의 명칭 변경을 유보했다.

청주시는 지난해부터 고인쇄박물관의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

고인쇄박물관 측은 "박물관 명칭 변경을 놓고 수개월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이를 봉합하기 위해 유보하기로 했다"라며 "시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재추진할 가능성이 남아있으나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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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당시부터 각계서 첨예한 찬반 갈등 이어져
"갈등 봉합 차원…공감대 없이 재추진 미지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청주고인쇄박물관./뉴스1

(청주=뉴스1) 강준식 기자 = 충북 청주시가 추진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 변경이 잠정 중단됐다.

2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박물관명칭선정위원회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의 명칭 변경을 유보했다.

시민 공모 당선작 선정도 유보하기로 해 그동안 추진하던 박물관 명칭 변경이 사실상 무산됐다.

청주시는 지난해부터 고인쇄박물관의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

현존 최고(最古) 금속활자 '직지'를 간행한 곳에 세워진 박물관이지만, 박물관 명칭이 갖는 한계성이 뚜렷하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17일 열린 시민공청회에서는 시민 선호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당시 시민 1만4000여명이 참여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청주직지박물관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1위(32.4%)를 차지했다.

이어 기존 명칭인 청주고인쇄박물관(21.8%)과 청주직지인쇄박물관(21.2%) 순으로 나타났다.

청주시의회의 의원들도 "청주와 직지는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박물관 명칭에 직지를 넣어 직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라고 명칭 변경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박물관 명칭 변경을 놓고 첨예한 찬반 갈등이 이어졌다.

찬성 측은 "고인쇄박물관이 갖는 의미에 한계가 있고, 모호하다"라며 "뚜렷한 정체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했고, 반대 측은 "명칭에 의미를 두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좋다. 명칭에 직지를 넣게 되면 직지에 한정될 수 있다"라고 맞받아쳤다.

시는 지난해 12월23일 교수 5명, 언론인 3명, 변호사 1명, 변리사 1명, 주민자치협의회장 1명 등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물관명칭선정위원회를 열고 명칭 변경을 추진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위원회는 고인쇄박물관 측에 박물관 명칭 변경 유보 입장을 전달했고, 고인쇄박물관 측은 수개월간의 내부적 논의 끝에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고인쇄박물관 측은 "박물관 명칭 변경을 놓고 수개월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이를 봉합하기 위해 유보하기로 했다"라며 "시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재추진할 가능성이 남아있으나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1985년 택지개발이 한창이던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서 흥덕사의 유물이 발견됐다. 흥덕사는 1377년 고려 우왕 3년 때 직지를 간행한 곳으로 청주시는 직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이 일대에 청주고인쇄박물관을 건립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명칭은 서지학자인 고(故) 천혜봉(1926~2016)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지었다. 당시 천 교수는 청주시가 금속활자의 발상지를 넘어 인쇄문화 중심지로 자리하길 바라는 취지로 고인쇄박물관 명칭을 제안했다.

이 명칭은 1992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돼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jsk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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