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지 않은 '1승1패'에도 찝찝한 영웅들, 차게 식은 방망이가 결국 살아야한다[KS2 리뷰]

허행운 기자 2022. 11. 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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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그냥 적지가 아니다. 무려 올 시즌 홈 관중 1위에 빛나는 SSG 랜더스의 홈인 인천에서 1승 1패라는 성과를 거뒀다. 당연히 2승보다는 좋을 수 없지만 이정도면 소기의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웅 군단은 뭔가 찝찝하다. 승리도 득보다 실이 많게 느껴졌고, 패배는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지난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패배한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 ⓒ스포츠코리아

키움은 지난 2일 인천SSG랜더스필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1-6으로 완패했다.

선발 투수 매치업에서 무너졌다. 타일러 애플러가 5이닝 5실점으로 고개를 떨군 동안 SSG 외인 에이스 윌머 폰트는 7이닝 1실점으로 날아올랐다. 상대 타선은 홈런 2개 포함 6득점으로 타오르는 동안 키움 타선은 7안타 1득점 빈공에 시달렸다.

그 전날(1일) 열린 1차전을 혈전 끝에 따낸 기세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사실 1차전도 승리는 있었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가까지 붙어있었다. 앞으로 추가 등판해 팀의 승리 확률을 높여야할 마운드 최고의 에이스 안우진이 손가락 중지 물집 부상으로 이르게 경기를 마감했기 때문. 부상 상태 또한 평소의 물집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키움의 시리즈가 안갯속에 빠진 상황.

그런 악재 속에서 2차전 패배 내용이 너무 좋지 못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키움 중심 타선의 갑작스러운 침묵이다.

키움은 앞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뚫는 과정에서 한 데 똘똘 뭉친 선수들의 응집력을 내세운 공격 덕을 많이 봤다. 준PO에서는 이지영(15타수 7안타), 이용규(8타수 3안타)로 이어지는 베테랑 라인이 좋은 타율을 남겼고 이정후가 뒤를 받쳤다. 

이어진 PO에서는 이정후가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으며 16타수 8안타(1홈런)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다. 또다른 중심타선 야시엘 푸이그 또한 13타수 6안타(2홈런) 5타점으로 활활 타올랐다. 이번 가을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김혜성 또한 16타수 6안타 4타점으로 키움 타선을 함께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이번 KS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것은 맞지만 이정후가 9타수 2안타로 갑작스런 타격감 저하를 맞이했다. 푸이그도 8타수 2안타로 '판타스틱 듀오' 모두 타점이 하나도 없다.

4번 타자 김혜성의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그는 9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볼넷이나 출루 자체가 한 번도 없었다. 하필이면 4번 자리에서 매번 흐름이 툭툭 끊기자 키움의 공격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왼쪽부터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김혜성, 야시엘 푸이그. ⓒ스포츠코리아

3~5번을 구성하는 클린업 트리오가 이렇게 부진해서는 득점이 나올래야 나올 수 없는 구조다. 하위 타선에 배치되는 이지영이 9타수 4안타로 5할대 타율과 6할대 출루율을 기록 중이고, 김태진 또한 7타수 3안타를 비롯해 출루율 5할을 찍으면서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에 흥을 더해줄 조력자 혹은 더 나아가 주인공이 돼줘야 할 핵심 자원들이 잠잠해지면서 키움은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부진이 더 길어서는 곤란하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것은 키움이 힘들었던 원정길을 마치고 일단 홈인 고척 스카이돔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하다보면 이내 좋았던 감을 되찾을 수 있다. 지난 PO에서 LG 트윈스를 제압하고 KS 진출을 확정 지은 곳도 바로 안방 고척이었다.

또한 3차전의 상대 선발 투수가 오원석인 것도 키움엔 호재다. 키움 타선은 올해 오원석을 3번 상대해 3번 모두 패전을 안겼다. 오원석은 24.1이닝을 투구해 무려 22실점했다. 피안타(30개), 피홈런(5개) 모두 상대한 9개 팀 중에서 가장 좋지 못한 기록만 남았다. 

키움은 그 상성을 파고들어감으로써 타격감을 올리고자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기회마저 살리지 못한다면 키움의 사상 첫 KS 우승을 향한 여정은 더 심한 가시밭길로 빠질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영웅들이 쥘 방망이에 달렸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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