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딜 깨진 게 다행"…'승자의 저주' 피해 웅크린 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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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딜(거래)이 깨진 게 다행이다."
우선협상자가 된 후 미래에셋이 준비한 리츠가 국토교통부 승인을 얻지 못해 딜이 어려워졌다.
미래에셋 입장에선 보증금을 찾아오는 게 중요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비용으로 느낄 수도 있지 않을지.
4조원이 넘는 '메가딜'이 성사됐다면 미래에셋은 비싼 '돈값'을 내면서 자금을 끌어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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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딜(거래)이 깨진 게 다행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인수 추진건이 무산된 뒤 미래에셋 그룹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4조1000억원 규모의 딜이 성공했다면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몇 달 사이, 특히 미래에셋이 지난 5월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돈줄이 급격히 말랐다. 계약 당시 4% 중반대였던 인수금융 금리는 최소 7%대 이상으로 뛰었다. 주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디폴트(채무불이행) 여파로 단기자금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우선협상자가 된 후 미래에셋이 준비한 리츠가 국토교통부 승인을 얻지 못해 딜이 어려워졌다. 미래에셋은 매각 측인 브룩필드자산운용에 '할인'을 요구했다.
계약 이행보증금 2000억원에 대해선 SIAC(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가 국제분쟁 심사를 진행중이다. 미래에셋 입장에선 보증금을 찾아오는 게 중요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비용으로 느낄 수도 있지 않을지. 업계에선 2000억원을 못돌려받아도 오히려 '싸게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조원이 넘는 '메가딜'이 성사됐다면 미래에셋은 비싼 '돈값'을 내면서 자금을 끌어와야했다. 투자자금이 얼어붙은 요즘같은 시기, 국내 1위 IB 금융사를 표방하는 미래에셋이 비틀댈 수도 있었다.
이미 PEF(사모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은 최대한 몸을 웅크린다. 기업이든 부동산이든 가치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비싼 돈값을 내고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는 딜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메가스터디교육, 카카오모빌리티 매각협상이 중단됐고 한온시스템 매각도 장기화됐다. 매물은 적고 '신고가'가 속출하는 상승장은 지났다. 매물은 많지만 매수자가 없어 실거래없이 쌓여가는 아파트 매물 리스트를 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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