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정동영, ‘이태원 참사’에 “가슴 아픈 ‘세월호’의 기억이 다시 현실로…”

최근 尹정부 저격한 정동영, 이번엔 ‘이태원 참사’ 관련 게시물 SNS에 게재
“156명의 아름다운 청춘 앗아간 이태원 골목은 오늘밤 말이 없어…골목 바라보며 흐느끼는 젊은이들 앞에 목이 메어”
“눈으로 본 골목은 너무 평범…어떻게 저 좁은 골목서 그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될 수 있었단 말인가”
“‘악의 평범성’처럼 위험은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져”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정동영 SNS>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정동영 SNS,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최근 윤석열 정부를 공개 비판해 주목받은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정치발언을 이어갔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떠올리기도 가슴 아픈 세월호의 기억이 다시 현실로 살아난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군요"라고 씁쓸한 심경을 내비쳤다.

다만 정 상임고문이 '이태원 참사'를 '세월호 참사'와 동일선상에 놓고 이야기를 한 것을 두고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 현장 사진과 함께 여러 개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그는 "156명의 아름다운 청춘을 앗아간 이태원 골목은 오늘밤 말이 없다"며 "골목을 바라보며 흐느끼는 젊은이들 앞에 목이 메인다"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이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오늘밤에도 이태원역 1번출구 앞을 찾는 시민들의 애도 속에 담긴 마음"이라며 "이 마음으로 세상을 움직여 간다면 더 이상 생때같은 자식 잃고 눈물 흘리는 비극은 이 땅에서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지난 1일 정 상임고문은 "눈으로 본 골목은 너무 평범했다. 어떻게 저 좁은 골목에서 그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될 수 있었단 말인가"라며 "'악의 평범성'처럼 위험은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진다"는 글을 썼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에게 안전한 사회 시스템을 물려주지 못하고 젊은이들을 '위험사회' 속에 살게한 죄책감을 고백한다"며 "'자유와 낭만을 사랑하는 친구들아 잘 가라'. 이태원역 1번출구 난간에 국화꽃과 함께 무수히 붙어 있는 포스트잇 중 하나다. 주말에 친구들과 놀러 나왔던 젊은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나. 생때같은 젊은이들을 보호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직무유기가 범인"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정 상임고문은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시민들이 놓고 간 국화와 안개꽃이 수북하게 쌓였다. 밤 11시 백여명이 넘는 청년과 외국인들이 꽃다발 앞에 머리 숙여 애도하고 슬픔을 삭이고 있다"며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착한 시민들인데 어찌 이런 비극이 우리 눈앞에 벌어진 것일까"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정 상임고문은 최근 '민간독재 앞에 서서 정동영이 한 마디 하겠습니다'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면 국가는 대혼란에 빠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질 위험이 크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민간독재를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당시 그는 "오늘 대한민국은 정치가 사라지고 노골적인 권력만 난무하고 있다. 정치가 없어지고 권력만 활개치는 상태를 독재라고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군부독재를 벗어난 지 30년 만에 시대착오적인 민간독재가 시작되었다. 민간독재는 선출된 권력이 국가 사정기관을 활용해 반대파를 탄압하는 정치를 말한다"면서 윤 정부를 사실상 '민간독재'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