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른으로 전하는 삶… “꿈 향해 싸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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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대표적인 금관악기인 호른은 거의 모든 다른 악기와 조화로운 소리를 내는 마법의 힘을 지녔다.
소리를 내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아 어려운 악기로 꼽히지만 펠릭스 클리저(31)는 오로지 왼발과 입술만 사용해 마법 같은 호른 연주를 선보인다.
클리저는 "호른을 연주하지 않았다면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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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과 입술만 사용해 호른 연주
“확고한 꿈 갖고 자신에게 집중을…삶에 책임지고 타인에게 전가 말길”
서양의 대표적인 금관악기인 호른은 거의 모든 다른 악기와 조화로운 소리를 내는 마법의 힘을 지녔다. 소리를 내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아 어려운 악기로 꼽히지만 펠릭스 클리저(31)는 오로지 왼발과 입술만 사용해 마법 같은 호른 연주를 선보인다.
오는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독주회에 앞서 서면으로 만난 클리저는 “제게 중요한 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며 “연주회에 오는 분들이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소도시 괴팅겐에서 자란 클리저는 어린 시절 호른의 음색에 매료돼 다섯 살 때부터 호른을 배웠다. 두 팔이 없었지만 악기 받침대를 두고 발을 사용해 연주하는 법을 익혔다. 호른에 매료된 그는 독일 하노버 예술대학에서 공부하고 독일 국립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을 거쳐 현재 영국 본머스 오케스트라의 상주 연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이탈리아, 멕시코, 빈, 프라하 등 전 세계 투어 공연과 앨범 발매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클리저는 “호른을 연주하지 않았다면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줄 알았고, 음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남들 눈엔 장애를 가진 그의 몸이 먼저 보이지만 클리저는 “외부에서 저를 어떻게 볼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확고한 꿈을 갖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했기에 지금의 클리저가 될 수 있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베토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뒤카의 ‘빌라넬레’ 등을 연주한다. 모두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연주다. 클리저는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호른 작품이 놀라울 정도로 많아 널리 알리고 싶었다”면서 “제 연주를 듣고 저와 전혀 다른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 음악의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소개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함께 연주한다.
신체장애가 꿈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준 그는 예술 꿈나무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클리저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있다”면서 “무언가에 강한 끌림을 느낀다면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꿈을 향해 힘껏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꿈을 가진다는 건 스스로에게 책임을 진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면 훨씬 흥미로운 일을 삶에서 경험할 수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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