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北 NLL침범까지…안팎으로 시험대 오른 尹

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2022. 11. 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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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고 수습과 원인 분석, 책임 소재 등으로 국내가 혼란스러운 사이 북한에서는 탄도미사일을 우리 영해 인근에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한껏 올리고 있습니다. 국가 애도기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태원 참사' 관련 수습에 집중하던 윤 대통령에게 숙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윤 대통령이 나라 안팎으로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입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 책임 소재 분별 등으로 국내가 혼란스러운 사이 북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넘어 우리 측 영해 인근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국내·외 문제 모두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내치와 외치 리더십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尹 "분명한 대가 치르도록"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동해와 서해에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관련 보고를 받았다.

가장 큰 문제가 된 것은 우리 측 영해 인근으로 떨어진 탄도미사일 1발이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최소 10발 이상의 미사일을 동서해로 발사했는데, 그 중 탄도미사일 1발이 NLL에서는 남쪽으로 26km, 속초에서는 동쪽으로 57km, 울릉도에서는 서북쪽으로 167k 지점에 떨어졌다.

분단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NLL을 넘어 우리 측 영해 인근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릉도에는 오전 내내 공습경보가 떨어져,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지하 대피시설로 피신해 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NSC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하여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오는 7일까지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북한이 도발 수위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대통령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북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우리 군은 공대지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하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어느 특정 기간에만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가정을 세우지 않고 언제라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尹, 조문만 세 번째…참모들 실책에 격앙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윤 대통령은 또 '이태원 참사' 관련해 이날까지 합동분향소를 세 차례나 방문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풀이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가 애도기간에는 모든 일정이 전면 재검토되고 있다. 심지어 다음주 일정 역시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애도기간까지는 윤 대통령이 가급적 사고 수습과 원인 분석,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해서만 집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여러 시민들이 112 신고 전화를 통해 압사 등 사고를 우려하며 경력 배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접한 후에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뒤 격앙돼 엄중하게 지시를 내렸다"며 "참모들도 '경찰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말도 했었다"고 전했다.

최대한 메시지는 줄이고 엄숙하게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 등을 위한 일정에만 집중하는 윤 대통령과 달리 국무위원 등 참모들인 최근 잇달아 구설에 올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 기자회견에서 동시통역 기기 음성 전송에 문제가 생기자 "잘 안들리는 것의 책임여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웃으며 불필요한 농담을 해 구설에 올랐다.

또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해 '면피 논란'이 있었고, 경찰은 사고 직전 압사 등 사고를 우려하는 112 신고가 몇 차례 있었는데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관련 사안에 대한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은 112신고 부실 대응과 관련해 대기발령 상태다.

당국의 책임을 비판하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현재 대통령실과 여권에서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경질설이 흘러 나온다. 참사의 규모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의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도기간이 끝나면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는지, 철저한 감찰과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께서도 여러 경로로 듣고 있다"며 "여러가지로 고민이 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예단할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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