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갈등·위기의 한복판 놓인 강원도

[북한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분단 이후 우리 측 최초 겨냥
속초 동해상 57㎞ 1발 떨어져
세차례 총 100여발 동·서해 포격
군 당국 도발중단 경고 통신 실시

▲ 북한의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로 경북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발령된 2일 고성 통일전망대에 민통선 출입 통제로 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남동환 객원기자

강원도가 남북갈등과 위기의 한복판에 들어서게 됐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세 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 등 총 100여발을 동·서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달 28일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쏜 지 불과 닷새 만이고 탄도미사일이 우리 측을 겨냥해 발사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이날 오전 8시51분쯤 북한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3발 중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26㎞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합참이 전했다. 속초로부터 동쪽으로 57㎞, 동해 울릉도로부턴 서북쪽으로 167㎞ 거리 해상이다. 국제법상 각국의 ‘영해’가 기선(基線·기준선)으로부터 12해리(약 22㎞)까지의 해역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우리 영해 인근에 떨어진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동·서해안 접경지 일대에서 해안포와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지만, 이보다 위협 수위가 높은 탄도미사일을 사실상 우리 측을 겨냥해 발사한 건 역사상 처음이다.

이어 군 당국은 이날 오후 1시 27분쯤 고성 일대에서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포착했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이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진 지 불과 5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9·19군사합의 위반에 군 당국은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며 북측에 경고통신을 실시했다.

경북 울릉군 전역으로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울릉도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새벽 북한 군사정책 총괄인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은 올해 들어서만 26차례에 달했지만 무력 도발의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향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측의 무력 도발에 대응해 군 당국은 이날 NLL 이북 공해상으로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발사해 무력 대응에 나섰다. 합참은 “우리 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이후 발생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의 도발이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구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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