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최대 생산 中 공장 주변 봉쇄…애플 실적에 '비상'

아이폰 판매 전체 매출 약 절반 차지…주가 3일째 약세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공장 주변이 코로나19로 일시 폐쇄되면서 애플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이 2일 정오(현지시간)부터 정저우시의 폭스콘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에 대해 7일간 폐쇄 명령을 내리면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만에 95명에서 359명으로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조치가 폭스콘 공장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공장을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폭스콘 공장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해 구내식당이 폐쇄되고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돼 공장이 사실상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대만에 본사를 둔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의 최대 생산업체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아이폰14 시리즈의 80%를, 아이폰14 프로의 85% 이상을 생산한다.

아이폰14 시리즈는 애플이 지난 9월 출시한 신제품으로 적어도 향후 1년간 애플의 실적을 견인할 주력품이다. 특히, 애플은 고급 모델인 아이폰14 판매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한창 판매에 나서야 하는 시기에 출시 두 달도 안 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애플의 성장 가도에 타격이 예상된다.

아이폰 판매는 애플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7∼9월 애플의 전체 매출은 901억5천만 달러(128조1천억 원)였고, 이 가운데 아이폰 판매는 426억3천만 달러(60조5천772억 원)를 기록했다.

그렇지 않아도 애플로서는 아이폰 매출이 시장의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아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실정이었다.

지난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모두 월가 예상치를 넘어섰지만, 아이폰 판매는 시장 기대치(432억1천만 달러)를 충족하지 못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실적 발표 후 "아이폰14 프로가 공급에 제약을 받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애플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4분기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다. 애플은 2020년부터 경기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전망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가 본격 판매되는 4분기에 대체로 실적이 가장 좋았다. 작년 4분기에는 분기 사상 최대인 1천239억 달러의 매출과 346억 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넘긴 수준이었다.

애플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에도 매 분기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는 점에 견줘 월가는 4분기에도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폭스콘 공장 주변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 애플이 월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다만, 아이폰 생산의 대부분을 중국에 많이 의존하면서도 공급망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이번 가동 중단을 상쇄할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지난 9월 인도에서 아이폰14를 조립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 공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 시장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 이상 내렸다. 3분기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7.6% 급등한 이후 3거래일째 약세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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