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고서 “토요일 오후 10시경 위험”… 알고도 대비 안했다
박종민 기자 2022. 11.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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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흘 전 작성해 배포한 내부 보고서에서 핼러윈 기간 중 '토요일'과 '오후 10시경'을 112 신고가 가장 집중되는 시간대로 특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토요일 오후 8시∼다음 날 오전 3시'가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며 주의를 당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112 신고가 2배 가까이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 '토요일 오후 8시 이후'와 나머지 시간대 대응 방안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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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署 참사 사흘전 ‘핼러윈 보고서’
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흘 전 작성해 배포한 내부 보고서에서 핼러윈 기간 중 ‘토요일’과 ‘오후 10시경’을 112 신고가 가장 집중되는 시간대로 특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토요일 오후 8시∼다음 날 오전 3시’가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며 주의를 당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 용산경찰서의 ‘이태원 핼러윈데이 치안상황 분석과 종합치안 대책’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됐던 지난해 핼러윈 기간 112 신고 추이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태원 참사는 실제로 토요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경 발생했다. 경찰 내부에선 위험 징후에 대한 보고가 있었음에도 사전에 대비하지 않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핼러윈, ‘토요일 오후 10시경’ 위험 분석 마쳐
보고서는 2019년 핼러윈(10월 31일 목요일)과 인접한 토요일(11월 2일) 112 신고 건수가 195건으로 다른 요일(47∼109건)에 비해 2∼4배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핼러윈 당일이 일요일이었던 지난해에도 토요일(10월 30일) 신고 건수가 184건으로 다른 요일에 비해 가장 많았다.
경찰은 토요일 중에도 신고가 폭증하는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토요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가 전체 일일신고 건수의 76%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는 오후 10시∼밤 12시에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같은 112 신고 양상은 이태원 참사 당일에도 되풀이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미 당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는 행인들이 안전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이모 씨(27)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후 8시 반경 사고가 난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서 사람들이 한 차례 밀려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3명이 연쇄적으로 넘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1일 경찰이 공개한 참사 당일 112 신고 녹취록 11건을 보면 최초 신고는 오후 6시 반경 접수됐는데 오후 8시 이후 3건, 오후 9시 이후 5건 등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 ‘신고 2배’ 예상된 참사 당일에도 차이 없는 대응
동아일보가 입수한 보고서는 참사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용산서가 작성해 형사·교통과 등 용산서 내 유관 부서 7곳과 지구대·파출소 7곳,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등에 공유되거나 보고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보고서를 받고도 대응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용산서의 ‘종합치안 대책’ 자료와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26일 작성한 ‘핼러윈데이 치안여건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핼러윈 기간(지난달 28∼30일) 야간 근무 인원을 현원 대비 80% 늘리고 여러 부문이 협업해 현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112 신고가 2배 가까이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 ‘토요일 오후 8시 이후’와 나머지 시간대 대응 방안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자료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금요일은 88명, 토요일은 104명, 일요일은 59명 등으로 투입 인력에 차이를 두는 계획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인력을 일부 늘린 것만으론 충분한 대응이라 할 수 없다”며 “지자체와 협업해 행사 당일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일방통행하게 하는 등 더 세밀한 대응방안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2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 용산경찰서의 ‘이태원 핼러윈데이 치안상황 분석과 종합치안 대책’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됐던 지난해 핼러윈 기간 112 신고 추이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태원 참사는 실제로 토요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경 발생했다. 경찰 내부에선 위험 징후에 대한 보고가 있었음에도 사전에 대비하지 않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핼러윈, ‘토요일 오후 10시경’ 위험 분석 마쳐
보고서는 2019년 핼러윈(10월 31일 목요일)과 인접한 토요일(11월 2일) 112 신고 건수가 195건으로 다른 요일(47∼109건)에 비해 2∼4배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핼러윈 당일이 일요일이었던 지난해에도 토요일(10월 30일) 신고 건수가 184건으로 다른 요일에 비해 가장 많았다.
경찰은 토요일 중에도 신고가 폭증하는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토요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가 전체 일일신고 건수의 76%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는 오후 10시∼밤 12시에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같은 112 신고 양상은 이태원 참사 당일에도 되풀이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미 당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는 행인들이 안전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이모 씨(27)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후 8시 반경 사고가 난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서 사람들이 한 차례 밀려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3명이 연쇄적으로 넘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1일 경찰이 공개한 참사 당일 112 신고 녹취록 11건을 보면 최초 신고는 오후 6시 반경 접수됐는데 오후 8시 이후 3건, 오후 9시 이후 5건 등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 ‘신고 2배’ 예상된 참사 당일에도 차이 없는 대응
동아일보가 입수한 보고서는 참사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용산서가 작성해 형사·교통과 등 용산서 내 유관 부서 7곳과 지구대·파출소 7곳,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등에 공유되거나 보고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보고서를 받고도 대응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용산서의 ‘종합치안 대책’ 자료와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26일 작성한 ‘핼러윈데이 치안여건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핼러윈 기간(지난달 28∼30일) 야간 근무 인원을 현원 대비 80% 늘리고 여러 부문이 협업해 현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112 신고가 2배 가까이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 ‘토요일 오후 8시 이후’와 나머지 시간대 대응 방안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자료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금요일은 88명, 토요일은 104명, 일요일은 59명 등으로 투입 인력에 차이를 두는 계획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인력을 일부 늘린 것만으론 충분한 대응이라 할 수 없다”며 “지자체와 협업해 행사 당일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일방통행하게 하는 등 더 세밀한 대응방안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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