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곁에 있는 존재[이은화의 미술시간]〈239〉
이은화 미술평론가 2022. 11. 3.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신화에 빗댄 관능적인 여성 누드화나 화려한 황금색 그림으로 유명하다.
회색 바탕 위에 그려진 '죽음과 삶'은 그가 최고의 명성을 누리던 40대 후반에 그린 유화다.
가장 빛나던 시기에 클림트는 왜 갑자기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그린 걸까? 그림은 죽음과 삶의 모습을 대담한 구성으로 보여준다.
삶과 죽음은 클림트뿐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화두이기도 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신화에 빗댄 관능적인 여성 누드화나 화려한 황금색 그림으로 유명하다. 회색 바탕 위에 그려진 ‘죽음과 삶’은 그가 최고의 명성을 누리던 40대 후반에 그린 유화다. 가장 빛나던 시기에 클림트는 왜 갑자기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그린 걸까?
그림은 죽음과 삶의 모습을 대담한 구성으로 보여준다. 화면 오른쪽에는 화려한 꽃에 둘러싸인 엄마와 아기, 나이 든 여성, 사랑하는 연인 등이 얽히고설켜 있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사랑하고 늙어가는 삶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화면 왼쪽에는 죽음이 홀로 서 있다.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푸른 옷을 입고 붉은 곤봉을 든 해골은 마치 누굴 데려갈까 고민하는 저승사자처럼 보인다.
클림트가 이 그림을 처음 스케치한 건 1908년. 대형 캔버스에 유화로 옮겨 그린 건 2년 후다. 삶과 죽음은 클림트뿐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화두이기도 했다. 종말론 사상이 유행한 데다, 1908년 카를루스 1세 포르투갈 국왕과 그의 장남이 거리에서 암살된 데 이어, 이탈리아 메시나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8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 개인적으로도 클림트는 30세 때 아버지와 남동생을 차례로 잃으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감을 늘 갖고 있었다.
이 그림은 1911년 로마 국제미술전에 출품돼 클림트에게 금메달을 안겨줬고, 이후 유럽 여러 도시에서 전시되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1915년 클림트는 돌연 그림을 완전히 수정했다. 원래 금색이던 배경을 지금처럼 짙은 회색으로 바꿨고 모자이크 문양도 추가했다. 정적이던 죽음의 모습도 활동적으로 수정했다. 아마도 타이태닉호 침몰 사고와 어머니의 사망으로 죽음의 기운을 더 가까이 느꼈기 때문인 듯하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화가는 죽음을 삶의 곁에 있는 존재로 여기기로 한 것 같다.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평온한 이유다. 이 그림이 완성되고 3년 후, 클림트 역시 부모가 있는 하늘로 먼 여행을 떠났다.
그림은 죽음과 삶의 모습을 대담한 구성으로 보여준다. 화면 오른쪽에는 화려한 꽃에 둘러싸인 엄마와 아기, 나이 든 여성, 사랑하는 연인 등이 얽히고설켜 있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사랑하고 늙어가는 삶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화면 왼쪽에는 죽음이 홀로 서 있다.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푸른 옷을 입고 붉은 곤봉을 든 해골은 마치 누굴 데려갈까 고민하는 저승사자처럼 보인다.
클림트가 이 그림을 처음 스케치한 건 1908년. 대형 캔버스에 유화로 옮겨 그린 건 2년 후다. 삶과 죽음은 클림트뿐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화두이기도 했다. 종말론 사상이 유행한 데다, 1908년 카를루스 1세 포르투갈 국왕과 그의 장남이 거리에서 암살된 데 이어, 이탈리아 메시나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8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 개인적으로도 클림트는 30세 때 아버지와 남동생을 차례로 잃으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감을 늘 갖고 있었다.
이 그림은 1911년 로마 국제미술전에 출품돼 클림트에게 금메달을 안겨줬고, 이후 유럽 여러 도시에서 전시되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1915년 클림트는 돌연 그림을 완전히 수정했다. 원래 금색이던 배경을 지금처럼 짙은 회색으로 바꿨고 모자이크 문양도 추가했다. 정적이던 죽음의 모습도 활동적으로 수정했다. 아마도 타이태닉호 침몰 사고와 어머니의 사망으로 죽음의 기운을 더 가까이 느꼈기 때문인 듯하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화가는 죽음을 삶의 곁에 있는 존재로 여기기로 한 것 같다.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평온한 이유다. 이 그림이 완성되고 3년 후, 클림트 역시 부모가 있는 하늘로 먼 여행을 떠났다.
이은화 미술평론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NLL 넘은 北 미사일…10시간동안 25발 ‘소나기 도발’
- 美백악관 “北, 러시아에 무기 지원…중동·북아프리카行 위장”
- “정말 죄송합니다” 김건희 여사, ‘이태원 참사’ 빈소 조문
- 경찰청장, ‘이태원 참사’ 대통령보다 늦게 인지…보고 체계 안 지켜졌다
- 김만배 “영학이, 이재명님 靑 가면”…법정서 녹취록 공개
- 여행지서 찍은 사진이 영정사진으로…전국 곳곳서 눈물의 발인
- [단독]경찰, 보름전 축제땐 안전펜스-교통통제…핼러윈땐 경비 담당부서 뺐다
- 경찰 부실대응에 커지는 정부 책임론…대통령실 “감찰·수사상황 지켜볼 것”
- 시민단체 “5일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집회”…서울시 “신청 기간 지나”
- 日언론 “尹·기시다, 이달 중순 한일 정상회담 조율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