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곡물 수출길 열겠다"…밀 가격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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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곡물 수출 합의를 다시 이행하겠다고 2일 밝혔다.
이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인도적 차원에서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20일간 한시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했다.
이런 갈등을 극복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날 곡물 수출 합의를 다시 이행하기로 한 것은 튀르키예의 중재가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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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공습 이유로 중단 나흘만
러 "흑해 항로 비무장 보증 받아"
협정 복귀 발표하자 밀값 6.3%↓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곡물 수출 합의를 다시 이행하겠다고 2일 밝혔다. 튀르키예(터키)와 유엔이 양국을 중재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수출길이 다시 뚫린다는 소식에 국제 밀 가격은 급락했다.
러 “우크라 비무장 보장에 합의 재개”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출길이 오직 곡물 수출 목적으로 쓰인다는 보증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러시아가 유엔과 튀르키예, 우크라이나와 맺었던 4자 합의를 다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인도적 차원에서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20일간 한시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키이우로부터 흑해 항로에서 군사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非)무장 보증서를 받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7월 체결된 합의를 중재하는 기구인 공동조정센터(JCC)에 “JCC 규정에 따라 인도주의 목적으로 항로를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면 보증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를 비판하며 강하게 부딪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밤 “러시아는 식량 수출을 방해하는 모든 조치에 대해 세계로부터 강경한 대응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협정 재개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갈등을 극복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날 곡물 수출 합의를 다시 이행하기로 한 것은 튀르키예의 중재가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튀르키예 국방장관이 연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곡물 가격 안정 되찾나
수출길이 다시 열린다는 소식에 국제 밀 가격은 급락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가격은 개장 직후 6.3% 떨어졌다. 러시아가 합의 재개를 발표하자 곡물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퍼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정을 맺은 이후 지난 4개월간 곡물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이 협정으로 곡물 수출이 재개됐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 등을 일부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8월 수출을 시작한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량을 점차 늘려 지난달 말까지 900만t 이상 공급했다. 전쟁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세계 식량 가격도 상당 부분 안정을 되찾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집계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3월 역대 최고치인 159.7을 찍은 뒤 9월 136.3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달 29일 협정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협정 위반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우크라이나가 영국군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주장이었다.
곡물 공급 불안정성이 증폭되자 시장이 요동쳤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공급이 다시 끊기자 식량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국제 밀 선물 가격은 하루 새 5.5% 급등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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