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지역별 특화 교육 등으로 창의성·전문성 키운다 [지방기획]
문학·국악·환경분야 등 인재발굴 위해
2024년 해외 프로그램으로 확대 예정
재능있는 학생 선발 학기·방학중 운영
글로벌 역량 함양 교육과정 개선 나서
AI·디지털·민주시민 등 소양교육 강화
지역사회 기반 연계 인재 양성도 ‘시동’
충북교육청이 세계적 역량을 겸비한 유연하고 폭넓은 사고로 창의성과 전문성을 가진 미래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별 특화 교육 등으로 자신의 특기 분야에 뛰어난 역량을 기르게 한다는 구상이다.
‘향수’로 널리 알려진 정지용 시인의 고향 옥천군에서는 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재능이 있는 학생을 발굴해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또 가야금 명인 우륵의 고장 충주시에선 국악 인재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고향 음성군은 환경 분야 인재를. 노근리 대학살의 아픔을 지닌 영동군은 평화·인권 분야 리더를, 음악영화제가 펼쳐지는 제천시는 영상 제작 등을 각 지역에서 준비하고 있다.
진천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지원청, 충북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이 연계해 인공지능(AI) 특화 분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디지털 교육 기반 구축과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국책 시범사업이다. K-스마트교육 연계 학교별 AI 관련 프로그램으로 진천군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충북테크노파크, KAIST가 협업을 이뤘다.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과 드론, 3D 프린팅 등 전문기관의 시설과 교구를 활용해 교육과정에 연계한다. 또 전문기관의 지원을 받아 AI 교육 특강 등으로 지능정보사회 인재를 기른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 혁신
충북은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1982년 이후 258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도내 초등학생수는 2011년 9만9902명에서 지난해 8만4263명으로 10년 새 15.6%(1만5639명) 줄어들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초등학교 9곳과 중학교 3곳이 폐교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1곳이 통합됐다. 초등학교 입학 예정자도 황금돼지(2007년)와 백호(2010년), 흑룡띠(2012년) 학생이 졸업한 후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2025∼2027년 도내 초등학교 입학 예정자는 2018∼2020년 출생자로 각 1만586명, 9333명, 8607명으로 추산된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도내 4년제 대학의 올해 신입생 충원율은 92.5%로 2012년 98.1%보다 5.6% 줄었다. 모집 인원은 10년 전보다 2255명 줄었고 신입생도 3200명 감소했다. 도내 전문대 신입생 충원율은 올해 67.4%로 2012년 84.1%보다 16.6% 낮아졌다. 전문대 역시 모집 인원과 입학생이 감소했다.
충북교육청은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교육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글로벌 역량 함양 교육과정 개선에 나섰다. 생태전환교육과 AI, 디지털, 민주 시민 등 기초 소양 교육 강화가 그것이다. 또 학교급별 발달 단계를 고려해 역량 함양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등 미래 지향적 교수 학습 및 평가 혁신을 꾀한다.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자기주도적으로 진로와 학업을 설계하도록 과목 구조를 개편하고 공동교육과정 운영과 학교 밖 학습 경험 인정 등 고교 교육과정 혁신 기반도 마련한다.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 인재 육성
충북은 지리적 접근성이 좋고 바이오와 기초과학, 교육 분야 등이 특화됐다. 오송에 첨단바이오와 바이오생명, 오창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생명과학연구원, 다목적방사광가속기 등 첨단과학연구단지, 충주시에 친환경 수소와 전기 오토바이, 제천시에 한방바이오 등이 자리한다. 또 2025년 건립 예정인 내륙권 첫 미래해양과학관을 비롯해 과학체험관과 스마트과학관, 지역 과학관, 대학 등이 곳곳에 있다.
◆충북에듀테크로 맞춤형 보정 학습 받는다
기초학력을 신장시킬 ‘충북에듀테크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기기와 학교 컴퓨터 등을 통해 공교육기관 교육 자료를 한곳에 모은 통합 플랫폼에 접속해 개인 맞춤형 보정 학습을 받는 것이다. 이 시스템에서 AI 기반 기초기본 학력 진단 등 맞춤형 지원과 비인지 영역 진단 등 원스톱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또 문제 배부와 평가지 채점, 피드백 작성 교사 업무를 AI 기반 플랫폼으로 할 수 있다. 교사가 학생에게 보정 자료를 제공해 교사의 전문성도 반영한다.
앞서 지난달엔 에듀테크 기반 미래형 수업 디자인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는 1인 1디바이스 활용 평가 연계 국어 수업과 종이 없는 기하 수업, 가상공간 활용 지리 수업, 게임 기반 학습 플랫폼에서 생명과학 수업, AI와 함께 만드는 음악 창작 수업 등 미래 교육을 주제로 운영했다.
“공교육의 신뢰를 높이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윤건영(사진) 충북교육감은 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충북교육은 교육이라는 넓은 품 아래 커지는 학교의 꿈과 더불어 자라나는 학생의 힘을 기르는 역사적인 터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 안 된 미래는 뒤에서 덮쳐오지만, 잘 준비된 미래는 앞에서 안겨 온다”며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윤 교육감은 교사와 대학 교수, 대학 총장까지 지냈다. 그는 “코로나19로 학력 저하가 전국적인 문제가 되고 학생의 학습 동기, 교육 회복 등 교육과 관련된 사회적 분위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학생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더 잘하게 만드는 학교의 꿈이 모여 아이들이 힘을 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줄곧 학력 신장과 학생의 배울 권리를 강조해 왔다. 그는 “학생이 저마다 빛나는 맞춤형 탁월성 교육과 인성교육의 기본이 학력 회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교육의 책임과 미래 인재 성장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윤 교육감은 “공교육의 책무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교육이 학교에 정착하려면 기본적으로 학생의 기초학력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학생이 미래 인재로 성장하도록 학습의 방향을 정하고 학습 방법을 맞춤형으로 구현하는 진단과 보정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평가와 학력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다차원 학생 성장 시스템 활용도 계획하고 있다. 신뢰받는 공교육 실현과 실질적인 학력 향상, 학생 맞춤형 지원을 위해서다. 이는 지난 3월 시행한 기초학력보장법 등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맞춤형 지원 기반은 2026년까지 완성해 학력과 독서, 인문교육, 진로교육, AI교육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윤 교육감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서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앞서 지난 9월 충북교육청은 도서 구매비 기부 행사를 열며 ‘先BOOK(충북)운동’ 돛을 올렸다. 이는 학생 한 명이 한 달에 한 권의 인문 고전을 읽도록 독서 붐을 조성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그의 공약이다. 윤 교육감은 “철학과 역사,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문 고전 활용 독서를 통해 학생의 사고 확장은 물론 올바른 가치관과 인격 형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독서와 인문학 전문가 초청으로 학생의 비판적 사고력과 인문 소양 함양, 진로 탐색 기회까지 확대해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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