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신발끈 묶어줬는데”…이태원 유실물센터서 쏟아진 눈물

이재은 2022. 11. 3. 00: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이 원효로 유실물 센터를 방문해 고인의 유품을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2일 원효로 실내 체육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태원 참사 관련 물품 보관소에는 희생자의 유가족과 생존자 등이 방문해 유실물을 살펴봤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유실물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실물 센터는 오는 6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유족과 생존자는 신원 확인 후 물건을 찾아갈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내 새끼” “우리 아이 어떡하냐”
“운 좋게 살아…돌아가신 분 안타까워”
유실물센터, 6일 오후 6시까지 운영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이 원효로 유실물 센터를 방문해 고인의 유품을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생존자들 또한 유실물을 찾아가며 사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참사 유실물 보관소에서 유가족이 희생자의 유실물을 찾고 있다. (사진=뉴스1)
2일 원효로 실내 체육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태원 참사 관련 물품 보관소에는 희생자의 유가족과 생존자 등이 방문해 유실물을 살펴봤다.

한 유가족은 아들의 물건인 검은색 신발을 움켜쥐고 “아이고 내 새끼”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은 신발을 잡은 채 “우리 예쁜 아들 신발이 자꾸 벗겨져서 내가 끈을 묶어줬어. 아침에 내가 끈을 묶어서 보냈어”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배우 이지한씨의 아버지는 그의 신발을 감싸고 얼굴에 비비며 통곡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우리 예쁜 아들 어떡하냐”며 이름을 부르면서 오열했다.

부상 입은 딸의 물건을 찾으러 온 한 유가족은 “친구들끼리 텔레토비 옷을 입고 간다고 하길래 즐겁게 다녀오라고 보냈는데, 딸의 제일 친한 친구가 죽었다”며 “오늘 발인인데 딸이 목발 짚고서라도 꼭 간다고 해서 데려다줬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친구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조금 더 주의 깊게 준비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참사 현장에 있었던 최세훈(39)씨는 “운 좋게 살았지만 돌아가신 분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가방과 신발을 찾고 돌아가던 김모(28)씨는 “어머니께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화하다 핸드폰을 놓쳤다”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날 유실물 센터에 있던 경찰 관계자들도 어두운 표정으로 현장을 지켰다. 한 경찰 관계자는 “많이 슬프다”며 “고인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유실물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나온 유실물은 약 1.5t으로 2일 오후 12시 기준 가방 94개, 옷 251벌, 신발 343켤레, 기타 전자 제품 223개 등이 보관되고 있다. 경찰이 접수한 유실물 1006점 중 90%가량은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실물 센터는 오는 6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유족과 생존자는 신원 확인 후 물건을 찾아갈 수 있다. 신분증과 휴대전화는 용산경찰서 형사과에서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