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장애는 한계 아냐"

장병호 2022. 11. 3. 00: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장애와 비장애인의 차이가 있다면 장애인에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약점이 추가된 것뿐입니다."

'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31)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전한 메시지다.

독일 출신의 클리저는 양팔이 아닌 양발로 호른을 연주하며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는 호르니스트다.

클리저는 "모든 일에는 순조로운 시기가 있고 삐걱거리는 시기가 있다"며 "열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애 이겨내고 세계 무대 누비는 호르니스트
두 팔 없이 태어나 5세 때 호른에 매료
"삶은 포기와 도전의 연속, 스스로 결정해야"
4년 만에 내한…"음악으로 행복 전할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장애와 비장애인의 차이가 있다면 장애인에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약점이 추가된 것뿐입니다.”

장애는 한계가 아니다. ‘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31)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전한 메시지다. 그는 “모든 사람은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다”며 “모든 약점은 강점이 될 수 있고, 이 사실을 안다면 한계란 없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로 잘 알려진 그는 오는 5일 울산현대예술관 대극장,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약 4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독일 출신의 클리저는 양팔이 아닌 양발로 호른을 연주하며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는 호르니스트다. 태어날 때부터 양팔이 없었던 그는 5세 때 우연히 듣게 된 호른의 음색에 매료돼 호른을 배우기 시작했다. 호른을 다루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지만 부모도 그의 뜻을 꺾지 못했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한 그는 현재 1893년 창설해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본머스 심포니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 중이다.

호르니스트는 왼손으로 음정을 조절하는 밸브를 누르고 오른손을 악기의 개구부에 넣어 음색에 변화를 주고 볼륨의 미세한 변화를 조절한다. 그러나 클리저는 왼발을 이용해 호른의 밸브를 조작하고, 오른손이 해야 할 일을 모두 입술로 대신해 연주한다. 남들보다 쉽지 않은 연주 과정이지만, 그는 긍정적인 태도로 역경과 시련을 이겨냈다. 클리저는 “모든 일에는 순조로운 시기가 있고 삐걱거리는 시기가 있다”며 “열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악기를 배우다 보면 매우 자주 실망합니다. 주기적으로 좌절의 순간을 경험하죠. 포기할 것인가, 도전을 받아들일 것인가. 둘 중 하나죠. 인생도 비슷합니다. 살다 보면 더 이상 못하겠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냥 주저앉을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지는 자신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오히려 삶이 재미있습니다.”

독일 출신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로 잘 알려진 그는 오는 5일 울산현대예술관 대극장,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약 4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클리저는 그 동안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2015년 금호아트홀 연세 개관 음악제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고, 2018년 제주국제관악제에도 출연했다. 그는 오는 5일 울산현대예술관 대극장,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리사이틀을 통해 4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한국 관객은 매우 친절하고 열정이 넘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내한공연에선 슈만, 뒤카, 슈트라우스, 베토벤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클리저는 “이번 프로그램은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구성했다”며 “찾아보면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호른 작품이 놀라울 정도로 많고, 그런 작품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5세 때부터 바랐던 호르니스트의 꿈을 이룬 클리저에게는 새로운 꿈이 있다. “음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음악을 연주하는 이유는 연주자 자신이 행복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연주를 얼마나 잘하는지 증명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삶에 기쁨과 용기를 주기 위해 연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저는 누군가의 겉모습이나 그가 이룬 성취를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목표나 과정보다 결과만 바라보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습니다. 훌륭한 독주자가 되려면 악기를 잘 연주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연주자의 목표는 훌륭한 독주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최대한 통달하고 삶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갖는 것이어야 합니다.”

독일 출신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로 잘 알려진 그는 오는 5일 울산현대예술관 대극장,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약 4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장병호 (solan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