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장, ‘112 신고’ 집중될 때 대통령실 앞에…참사도 늑장 보고

이예린 2022. 11. 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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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당일, 초저녁부터 112 신고가 쇄도했던 게 알려지면서 경찰 책임론에 불이 붙고 있습니다.

오늘은, 관할 경찰 서장에서 청장으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가 '늑장'이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압사' 가능성을 거론한 첫 신고가 들어온 것이 저녁 6시 34분이었습니다.

그 시각, 이태원을 관할하는 용산경찰서의 이임재 서장은 대통령실 앞에 있었습니다.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던 진보 단체가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했고, 이 서장은 현장에서 집회 경비를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행사와 집회 대응을 관장하는 경비, 정보과장도 함께 있었습니다.

용산경찰서 지휘부는 밤 9시 20분까지 대통령실 앞에 머물렀는데, 그 때까지 이미 이태원 사고를 경고하는 112 신고가 8건 들어온 상태였습니다.

경찰이 집회 관리와 대통령실 경비에 집중하느라 '이태원 상황'을 간과했던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대목입니다.

이후, 용산서장이 이태원 현장에 도착한 건, 10시 20분쯤이었습니다.

사람이 쓰러졌다는 첫 신고가 들어온 지 5분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도착 이후의 상황들도 속속 시간대가 확인되고 있는데, 상황실을 통해 119 구급차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게 11시 5분, 서장이 현장에서 구급차 통행로 확보를 지시한 건, 자정이었습니다.

사고 발생 2시간 10분 뒤, 이번엔 서울경찰청장이 도착합니다.

그러고 나서야 용산경찰서 전직원 비상소집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당초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이태원 상황이 보고된 시간은 밤 11시 36분이었습니다.

사고 발생 1시간 20분쯤 지나고 '수십 명 심정지' 라는 보도가 나오던 시점에야, 서울 치안의 총책임자가 인지했다는 겁니다.

주요 사건 발생 시 관할 서장이 상급 청장에게 즉보하는 경찰의 '지휘 보고' 체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김수아/목격자 : "제가 신고하고 20분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신고하고 나서."]

김광호 서울청장은 용산서장이 늦게 보고한 이유를 알지 못하며, 보고받은 즉시 인력 증원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이 아닌 소방청 보고를 통해 상황을 파악했는데, 보고를 받은 시점이 밤 11시 19분, 참사로부터 1시간 이상 지난 시각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채상우 이경민/화면제공:팩트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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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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