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용산구청장, 사고 직전 근처 지나고도 "평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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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두 차례 현장 근처를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8시 20분과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두 차례 이태원 '퀴논길'을 지나갔다.
당일 오후 6시 34분 첫 신고가 들어왔고 박 구청장이 퀴논길에 처음 도착하기 약 11분 전인 오후 8시 9분에는 신고자가 "사람들이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막 지금 너무 이거 사고 날 것 같은데"라며 급박한 상황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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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은 주민 제보로 36분 만인 10시 51분 인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고은지 기자 =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두 차례 현장 근처를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8시 20분과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두 차례 이태원 '퀴논길'을 지나갔다. 퀴논길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의 도로 맞은편에 있는 상가 뒷길로, 사고 현장에서 184m가량 떨어져 있으며 걸어서 4분 거리에 불과하다.
박 구청장은 오후 10시 15분 사고 발생 시간을 기준으로 약 1시간 55분 전과 1시간가량 전 인근을 지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셈이다.
구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지방 일정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구청 근처에서 내려 퀴논길을 걸어가게 된 것"이라며 "순시나 순찰 목적으로 간 것이 아니고 마침 그 시간 지나가면서 현장을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이태원에 이미 대규모 인파가 몰려 있었는데도 그냥 지나친 이유에 관해선 "이태원은 원래 금요일과 토요일에 사람이 많다"며 "평상시 주말 수준의 이태원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112 신고 녹취록을 보면 그 시각 이태원은 이미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당일 오후 6시 34분 첫 신고가 들어왔고 박 구청장이 퀴논길에 처음 도착하기 약 11분 전인 오후 8시 9분에는 신고자가 "사람들이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막 지금 너무 이거 사고 날 것 같은데"라며 급박한 상황을 알렸다.
이어 8시 54분과 9시, 9시 2분, 9시 7분, 9시 10분에는 "압사 당하고 있다", "대형 사고 나기 일보 직전", "진짜 사람 죽을 것 같다",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 당할 위기", "지금 여기 다 사람들이 압사 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잇달아 들어왔다.
또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봐도 사고 당일 오후 10시 이태원관광특구에는 5만7천340명이 모여 '매우 붐빔' 수준이었다. 이는 금요일인 전날 같은 시간보다 1.9배 많은 수치다.
구 관계자는 "구청장도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이태원역 주변으로) 갔을 텐데, 나도 가볼걸'이라고 말한다"며 "(퀴논길은) 주말에 북적이는 수준이었고 9시께에도 특별히 위험스럽다고 생각을 안 할 정도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핼러윈 기간 이태원에 하루 10만 명 넘는 인원이 모일 것을 예상하고서도 구청장이 당일 지방 출장을 간 사실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는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에서 축제가 있었고 초청 공문을 받아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초대를 받았지만, 취임 후 바빠서 응하지 못하다가 주말을 맞아 다녀왔다는 것이다. 의령군은 박 구청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박 구청장은 사고 발생 소식을 주민 제보로 당일 오후 10시 51분에 들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후 36분 만으로, 소방본부를 제외하고 다른 당국자들보다는 인지 시점이 빨랐다.
구 관계자는 사고 당일 당직일지나 당직사령관의 보고 내용상 구청에 들어온 사고 관련 민원 전화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면밀한 점검을 위해 전화 목록을 다시 일일이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
okko@yna.co.kr,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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