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녹취록' 정국 강타...상임위 곳곳 '고성·파행'
민주, 합동분향소 '사고 사망자' 표현 문제 삼아
국민의힘 "법률 용어 사용한 것을 책임 회피로 몰아"
[앵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게 먼저라며 정쟁을 자제해오던 여야가 '112신고 녹취록' 공개를 계기로 다시 격돌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권위 국정감사에서는 격론이 벌어졌고, 내년 예산안 심사를 위해 모인 법사위에서도 고성이 오가며 파행이 빚어졌습니다.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공식 표현을 놓고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민주당은 정부가 합동분향소에 '사고 사망자'라는 표현을 쓴 것을 문제 삼으면서 인권위가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오영환 /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운영위원회) : 참사 희생자라는 표현 대신 사고 사망자…. 이런 정부의 모든 지침, 발언 등에서 드러나는 모든 정부의 태도, 이런 논란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국민께 더 큰 상처, 아픔을 가중하는 것 아닙니까?]
국민의힘은 법률에 명시된 용어를 정부가 사용한 것을 두고 야당이 책임 회피로 몰아가려 한다며 맞받았습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의원(국회 운영위원회) :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참사라는 용어를 썼고요. 3일째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통령이나 정부에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그에 대해서 엄정 처리할 것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이런 공방에 용어 사용은 선택의 문제라면서도, 이번 참사를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박영순 /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운영위원회) : 이태원 참사, 인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냥 천재지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송두환 / 국가인권위원장 : 천재지변은 일단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영순 /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운영위원회) : 인재라고 볼 수 있죠?]
[송두환 / 국가인권위원장 : 예, 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해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여야가 정면충돌 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대검찰청 사고대책본부를 비롯한 검찰의 후속 조치를 보고받는 데는 합의했지만,
이후 야당이 이태원 참사 현안질의를 요구하고 여당이 난색을 보이면서 끝내 파행됐고, 장외 설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정점식 /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 국민의 고귀한 생명이 안타깝게 희생된 상황 속에 이를 정쟁으로 삼으려는 더불어민주당이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기동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법제사법위 간사) : 앞에서는 초당적 협력 운운하면서, 뒤에서는 국회의 기본 책무인 현안 보고와 질의를 거부하는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가 애도 기간에는 수습에 주력하며 정쟁을 자제하자던 정치권 분위기가 112신고 녹취록 공개를 기점으로 빠르게 대치 국면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손효정 (sonhj07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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