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황운하 “이태원 참사, 한동훈 ‘마약과의 전쟁’ 선포 탓”

경찰병력 배치 부족 지적하며 ‘한동훈 책임론’ 주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31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방송인 김어준씨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이태원 참사 직전 현장에 경찰병력이 부족했던 이유가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경찰 출신으로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지낸 황 의원은 2일 오전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 전년도에는 기동대가 3개 중대 배치됐는데 금년에는 기동대가 1개 중대도 배치가 안 됐다”며 참사 원인을 경찰병력 배치에서 찾았다.

김씨는 “배치가 전혀 안 됐다”고 거들며 “그러면 이 점을 좀 봐달라. 의아한 것 중에 하나가 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사법경찰 79명이 투입됐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137명 중에서도. 그러니까 다수가 마약 수사로 간 것이다. 사복을 입고”라며 “그러니까 사람들 눈에는 경찰로 안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마약 단속이 있다 해서 갔던 기자들이 꽤 있다. 단속반하고 같이 움직인 기자들도 있다”며 “제가 알기로 10시 반에 단속 들어간다, 이런 얘기도 있었다. 그러니까 사고 나기 직전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기동대도 없이 79명을 그 사법경찰만 그쪽에 집중 투입할 거라면 경찰 혼자 판단하진 않았을 것 아니냐”라며 “대검에서 불과 그 2주 전에 ‘마약과의 전쟁’을 한동훈 장관이 선포했다. 그 우선순위가 달라졌다고 할 때 그 안배를 그쪽에 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마땅히 관심을 가졌어야 될, 예견됐어야 될 위험 요소를 예측하지 못했다. 그래서 사전에 기동대 배치를 해야 했었는데 못했다”며 “기본적인 일이고, 너무 쉬운 일인데 이걸 안 해서 엄청난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경찰청장,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청, 요 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뭔가 지금 엉뚱한 데 정신이 팔려 있다”며 “마약이 좀 확산 기미가 보이는 건 틀림없지만 마약과의 전쟁까지 할 만큼 그 정도 상황이냐. 공안통치 분위기를 만들려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황 의원은 “검찰이 범죄와의 전쟁으로 사실상 계엄령 분위기로, 검찰 주도 분위기로 정국을 끌고 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마약수사는 경찰 독자적 판단 하에 실시한 것으로 경찰 내부 경비인력과 마약수사인력은 전혀 별도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무부가 지난 10월14일 발표한 대검의 마약집중 단속·수사 보도자료에도 관계부처에 경찰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애도해야 할 시점에 이런 허무맹랑한 유언비어가 퍼져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