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만큼 비싼 등유…올겨울 더 추워진다
[앵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7% 오르며 석 달 만에 상승 폭이 다시 커졌습니다.
농산물과 석유류의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전기와 가스 요금이 올해에만 여러 차례 오르면서 지난달 공공 요금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상승률이 가장 컸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 수요는 더 늘어날텐데 특히 취약계층이 걱정입니다.
난방용으로 쓰는 등유 값이 크게 올랐고, 대체할 수 있는 전기나 가스 요금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집니다.
이세중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에 남은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얼기설기 지어져 웃풍을 막지 못하는 탓에 벌써 추위가 시작됐습니다.
도시가스가 없어 등유 보일러를 쓰는데, 부쩍 오른 등윳값에 맘 놓고 사용하지도 못합니다.
이불을 네 겹씩 깔아 추위를 막습니다.
[배 모 씨/구룡마을 주민 : "지금부터 이렇게 추워서 이렇게 이불을 몇 개씩 덮고 자는데 저거(보일러) 틀어 놓고 자면 좋죠. 그런데 기름값이 너무 비싸니까. 금방 닳아버리니까는."]
보일러 대신 전기장판이라도 써볼까 했지만, 전기요금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연탄난로에 의지해 겨울을 나야할 처지입니다.
[마윤자/구룡마을 주민 : "전기세 많이 나오니까. 전기세도 올랐잖아요. 조금 내려 주면 다시 땔 건데, 너무 올라가 엄두가 안 나니까."]
서민용 난방연료로 주로 쓰이는 등유 가격은 1리터에 1,600원 정도로 1년 전보다 65%나 급등했습니다.
휘발유와의 가격 차이도 최근 50원 남짓까지 좁혀졌습니다.
여기에 전기·가스요금 같은 공공요금도 잇따라 오르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습니다.
상황이 어렵기는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룟값에 공공요금 인상까지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하루종일 가스를 써야 하는 이 반찬 가게는 1년 새 가스비 부담이 30% 넘게 늘었습니다.
[이인라/반찬가게 운영 : "국 끓이랴 전 부치랴 다 지지고 볶고 그런거라... 정말 이렇게 하다간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어요."]
라면이나 과자 같은 가공식품의 가격도 이미 크게 오른 상황.
여기에 난방유와 전기·가스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의식주 전반에 걸쳐 서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 최경원/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최창준 이경민
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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