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키우던 키움 이적생들 ‘가을꽃 활짝’

김하진 기자 2022. 11. 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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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자원 전병우, 1차전의 히어로
트레이드 떠돌이 김태진도 ‘펄펄’
방출 설움 김준완은 외야 주축으로
키움 전병우(오른쪽)가 지난 1일 SS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9회초 역전 투런 홈런을 때린 뒤 김태진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되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무명들의 깜짝 활약을 종종 본다. 특히 올해에는 이전 소속팀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다 팀을 옮긴 키움의 ‘이적생’들이 팀 돌풍을 이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SSG와의 경기에서 역전 홈런과 결승타를 뽑아낸 키움의 전병우(30)는 그동안 조연에 가까웠다.

개성고-동아대를 졸업한 전병우는 2015년 2차 3라운드 28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고, 2016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했다. 제대 후 2018시즌 후반기에 27경기에서 타율 0.365 3홈런 13타점 등으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2019시즌에는 허리 부상 등으로 29경기 타율 0.098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2020년 4월 추재현의 트레이드 카드로 좌완 투수 차재용과 함께 키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키움에 와서는 2020시즌부터 매 시즌 100경기 이상을 뛰었으나 타율이 2할 초반 언저리에 머물며 점차 백업으로 밀려났고 가을야구에서도 주로 대타 자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전병우는 처음으로 밟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정규시즌 타율은 0.203에 불과했지만 대타 타율 0.250인 그는 자신의 강점인 장타를 자랑했다. 1차전에서 4-5로 뒤진 9회에 대타로 나가 역전 2점 홈런을 쳤고, 연장 10회에서는 2사 1·2루의 찬스를 살려 결승타를 쳤다. 이날만큼은 그가 가을잔치의 주인공이었다.

키움 김태진(27)도 이날 경기의 승리에 기여했다. 2-3으로 뒤진 6회초 2사 1루에서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뽑아내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고 후속 타자 이지영의 적시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신일고를 졸업한 뒤 2014년 NC의 지명을 받은 김태진은 2015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02를 기록하며 타격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NC 내야진의 경쟁이 워낙 치열한 탓에 외야 수비까지 겸해야 간신히 1군에 있을 수 있었다. 급기야 2020년에는 불펜 투수가 필요했던 NC가 그를 KIA로 트레이드 카드로 보냈다. 전 소속팀의 통합 우승을 바라봐야 했던 김태진은 올해에도 다시 트레이드로 키움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그리고 키움에서 비로소 주전 선수로 자리 잡아 첫 가을야구를 맞았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타율 0.357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끈 그는 가장 큰 가을무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준완 역시 아픔을 딛고 가을을 빛내고 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육성 선수로 2013년 NC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6년 122경기, 2017년 104경기 등 주전으로 자리를 굳혀갈 때 상무에 입단했고 돌아온 뒤에는 계속 백업으로만 뛰었다. 지난 시즌에는 단 13경기만 1군에 머무른 그는 방출 통보를 받으며 가장 추운 겨울을 맞이했다.

이런 그에게 다시 손을 내민 팀이 키움이다. 김준완은 ‘기회의 땅’인 키움에서 외야의 한 축을 맡았다. 수비가 중요한 가을야구에서도 외야를 지키고 있다. “키움에 감사한 마음뿐”이라는 그는 팀을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기 위해 그라운드를 누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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