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늦은 밤에도 추모 행렬(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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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곳곳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는 2일 늦은 밤에도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가을 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문객 150명이 모여든 이태원역 1번출구 추모공간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사람들의 온기가 모여 따뜻했다.
서울광장 분향소 역시 밤 늦은 시각인데도 10분에 1명꼴로 조문객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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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분향소 20~50대 조문객…끝내 눈물
(서울=뉴스1) 구진욱 한병찬 박우영 김성식 남해인 유민주 기자 = 서울 도심 곳곳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는 2일 늦은 밤에도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가을 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문객 150명이 모여든 이태원역 1번출구 추모공간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사람들의 온기가 모여 따뜻했다. 역 주변을 둘러싼 국화꽃 앞에서 사람들은 차례로 묵념을 하고 기도했다.
분향소 한쪽 벽에 붙은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에는 "그 자리에 있지 못해, 지켜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현장에 있음에도 많이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 부디 그곳에서 이루고 싶은 꿈 이뤘으면 좋겠다" 등이 적혀있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쯤에는 '부실대응'을 비판하는 침묵 시위도 펼쳐졌다. 참사가 발생한 10월29일 경찰에 신고가 처음 들어온 오후 6시34분에 맞춰 검은색 옷을 입은 10여명이 묵념했다.
이해지 청년하다 대표는 "대비할 수 있는 참사였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분향소 역시 밤 늦은 시각인데도 10분에 1명꼴로 조문객이 찾아왔다. 조문객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늦은 시각 녹사평역 분향소를 찾은 신모씨(24)는 "유가족분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녹사평역 분향소에서 만난 김복순씨(62)는 "경기 성남에 살고 있지만 젊은이들이 너무 비참하게 목숨을 잃어 조문하러 왔다"면서 "(참사가 일어난 뒤부터) 잠을 못 잤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아침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양호림씨(51·남)는 "스물한 살 아들이 있어 두려운 마음도 들고 희생자에게 미안하기도 했다"며 "누구 한 사람의 책임을 묻기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종합적으로 밝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가까이에 산다는 박모씨(25)는 집 근처에서 들었던 사이렌 소리가 아직 귓가에 맴돈다면서 "또래 젊은이들의 참사로 저도 힘든데 유가족은 얼마나 힘들까"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참사 당일 현장에 있었던 윤모씨(34)는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윤씨는 "제가 이태원을 떠난 지 15분 후 비극이 일어났다"며 "그 끔찍한 일이 제게도 일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며 눈물을 닦았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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