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두려움의 교차, 초반을 가른 ‘무사 만루의 공식’[KS2 이 장면]

안승호 기자 2022. 11. 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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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수들이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11.02/정지윤 선임기자



무사만루는 한 이닝에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찬스’다. 그러나 다른 득점 기회와는 달리 묘한 두려움도 따른다, ‘빅찬스’라는 생각에 혹여 생각 만큼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때는 오히려 상대에 흐름을 넘겨주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었다.

2일 한국시리즈 문학 2차전에서는 경기 초반 SSG도, 키움도 똑같이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두 팀이 맞은 무사 만루 찬스의 마무리 차이가 이날 경기의 흐름을 일으켰다.

먼저 무사 만루를 맞은 편은 SSG. SSG는 1회 선두타자 추신수의 우전안타에 이어 최지훈의 중전안타와 최정의 볼넷으로 가볍게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는 4번 한유섬, 한유섬은 경기 초반 제구에 어려움을 보인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의 피칭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는 대신 공 5개를 그대로 지켜보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SSG는 다시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내야땅볼 2개를 2점을 더 보탰다. 그래서 1회 얻은 득점은 3점. 살짝 아쉬움이 따를 만했지만 그런대로 무난한 마무리였다.

키움이 0-3으로 스코어가 유지된 가운데 무사 만루를 만든 것은 3회였다, 선두타자로 나온 8번 김휘집이 SSG 선발 윌머 폰트로부터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어나온 송성문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1번 김준완까지 볼넷을 얻어 나가며 무사 만루. 곧바로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찬스였다.

이 대목에서 폰트는 적극적인 승부를 선택했다. 타석에 2번 이용규가 들어선 가운데 2구 연속 패스트볼을 던져 파울 2개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갔다. 폰트의 3구 역시 패스트볼. 이용규가 가볍게 밀어치듯 받아친 몸쪽 공은 유격수 앞으로 흘렀다. 3루주자 김휘집이 홈을 밟았지만,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아웃카운트 2개가 잡혔다. 여기에 키움이 가장 믿고 내보내는 타자 3번 이정후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이닝이 끝났다.

같은 찬스에서 3-1로 스코어 차이가 났다. 또 이 스코어는 5회 SSG 최지훈이 투런홈런으로 5-1로 달아날 때까지 유지됐다. 1차전 패배로 심리적으로라도 초반 리드가 필요했던 SSG는 유리함 속에 경기 중반을 맞을 수 있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뒤 “3회 무사 만루에서 많은 득점을 했으면 오늘도 흐름을 좋게 가져갈 수 있었을텐데, 만루 찬스를 잘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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