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만 들으면”…트라우마 치료 시급
[앵커]
이번 참상을 목격하고 다급히 구조에 나선 시민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우울감과 죄책감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신현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항공사 승무원 김도연 씨는 참사 당일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거리를 걷는데, 눈 앞에,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구급차가 지나가서, 대로변 걸어 올라가는데 곳곳에 사람들이 누워있고..."]
그리고, 다급한 외침이 들려 왔습니다.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저도 모르게 몸이 반응해서 나가서 '교대해 드릴게요' 하고서는 제가 CPR(심폐소생술)을 진행을 하고 있었어요."]
맥박이 희미한 여성에게 매달려 3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했습니다.
의료진과 교대한 뒤 빠져나왔지만, 김 씨는 자신이 도왔던 사람이 끝내 숨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죄책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만약에 내가 그냥 지하철역에 들어가서 (제세동기를) 내놓으라고 해서 어떻게든 누구에게든 사용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대학원생 문형원 씨도 거기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팔을 걷어부치고 심폐소생을 도왔습니다.
[문형원/대학원생 :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도움이 필요하니까 도와줘야겠다, 그냥 그 생각밖에 안 들었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 날 기억은 충격으로 남았습니다.
[문형원/대학원생 : "학교에 오다가 앰뷸런스 소리를 들었는데 손발이 저리면서 어지럽고. 혼자 있을 때 그렇게 되면 심호흡 하면서 다른 것에 집중하려고 하거나..."]
참상을 목격했던 일반 시민들 누구나 비슷한 상황입니다
[인근 상점 직원/음성변조 : "제 팔 다리 붙잡고 살려달라고 해서 저희가 한두 명이라도 끄집어내려고 했는데, 인파에 깔려서 뭘 할 수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자책이자 죄책감도..."]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전문적인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고, 일반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위기상담전화' 등을 운영 중입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안민식/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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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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