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총괄' 이상민, 참사 1시간뒤 첫 인지…尹보다 늦었다(종합3보)

기사내용 요약
밤 10시15분 사고→10시48분 행안부 상황실 접수
尹 11시1분 인지…이상민 11시20분 문자로 첫보고
이상민, 상황실장 아닌 비서직원 문자로 먼저 알아
행안부 "상황실 전파 안 됐다" 말했다 뒤늦게 정정
소방청 "사고 발생전 119에 7건, 징후 신고는 없어"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다중 밀집 인파사고 안전확보를 위한 범정부 TF 회의에서 발언을 마친후 목례하고 있다. 2022.11.02. kmx1105@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오제일 기자 = 국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상황실)이 이태원 참사가 터지고 33분이 지나서야 사고 인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민 장관은 그보다 더 늦은 1시간여 뒤 상황실장이 아닌 장관비서실 직원을 통해 최초 보고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보다도 19분 늦게 사고를 알게된 셈이다.

2일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소방청에 따르면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를 처음 인지한 시점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20분이다.

오후 10시15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5분이 지나고 난 후다. 112에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신고가 최초로 접수된 당일 오후 6시34분을 기점으로는 4시간여 후 보고받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보고를 받은 시점이 오후 11시1분으로, 그 보다 19분이 지나서야 재난안전 주무 장관이 사고를 인지한 셈이다.

행안부는 당초 장관이 오후 11시19분에 첫 보고를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설명자료를 내고 "장관이 11시19분 발송된 상황실 긴급문자(크로샷)를 장관비서실의 직원을 통해 오후 11시20분 처음 받고 사고의 발생을 인지했다. 오후 11시31분에는 상황실장으로부터 이태원 사고 관련 상황보고를 받았다"고 번복했다.

문자에는 발생 개요, 심정지 환자 약 30명 추정 등 피해상황, 대응상황 등이 담겼다. 그러나 이는 행안부 예규 상의 절차도 무시한 것이다.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운영 규정'에 따르면 상황실은 연중무휴 운영하며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신속한 상황 전파와 초동조치 및 지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때 시장·군수·구청장, 소방서장, 해양경찰서장,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장, 시·도지사로부터 '보고체계'를 통해 재난 상황을 접수 받는다. 보고 내용 중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거나 응급조치 및 신속한 수습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상황실장이 행안부 장관, 국무총리 및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야간·휴일 등으로 상황실장이 부재 중이거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상황담당관이 보고하게 돼 있다.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해 경찰·소방·산림청으로 신고가 되면 종합상황실로 접수가 되는 체계"라며 "행안부 상황실에서 접수를 하고 차관, 장관까지 보고할 사안인지는 상황실장이 판단해서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황실의 현행 '보고체계'에도 허점이 있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육상 사고의 경우 119로만 재난 상황을 접수받게 돼 있다. 반면 해상 사고는 119와 112로부터 동시에 재난 상황을 접수받는다.

때문에 경찰에 최초 신고된 내용은 행안부 상황실로 접수되지 않았다. 소방을 통해 행안부 상황실에 참사 상황이 전파된 것이 오후 10시48분이었다.

서울 119종합상황실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점은 오후 10시15분이다. 서울소방본부는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10시46분 소방청 119상황실에 전파했다. 이후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차장)에게 사고가 보고된 것은 6분이 더 지난 오후 10시52분이다.

119 최초 신고 이전 이태원에서는 7건의 신고가 있었지만 주취자 등 일반구급 상황 신고였다. 참사 징후와 관련된 신고는 없었다는 게 소방청 측 설명이다.

박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이태원 상황이 경찰이나 소방을 통해 행안부 상황실로는 전파가 안 된 것으로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가 "경찰이 이태원에 있던 시민의 최초 신고가 바로 접수가 안 됐을 것이라고 한 것이고 그 이후의 사고 상황은 당연히 전달했다. 행안부 상황실로는 오후 10시48분에 전달됐다"고 정정했다.

그는 '사고가 다 벌어지고 난 뒤 보고 수준으로 접수가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어진 '이런 경우 신고가 경찰, 소방과 유기적으로 접수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유기적으로 되고 있는 것은 맞는가'라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박용수 행안부 상황실장은 "소방청·해경청 등은 신고 접수된 모든 사고를 상황실에 보고하는 것은 아니며 인명피해 위험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해 보고하는 체계"라면서 "119 보고의 경우 비상대응 단계 시에 상황실에 보고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최초 신고를 받은 직후 일부 혼잡 구간을 강제 해산했다면서도 언제, 어디에서 조치를 취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못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112 신고를 접수받은 현장 경찰이 신고 내용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맞고 그날도 일부 혼잡 구간을 강제 해산한 조치 내용은 기록에 남아 있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양하기에 특정해서 말하기가 어렵다. 그날 현장 경찰이 무엇을 못했는지 등은 특별감찰팀에서 살펴보고 있기에 그 결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구급대원이 시신을 이송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03시 기준 사망자는 120명으로 집계됐다. 2022.10.30. livertre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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