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피해 고려 ‘참사’ 대신 ‘사고’…‘사망자’는 중립 표현”
[앵커]
이번 참사에서 '사고', '사망자'라는 표현을 쓰도록 정부가 지침을 내린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어제(1일) 전해드렸는데요.
정부가 오늘(2일)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관광지 이미지를 고려했고, 중립적인 표현을 위해 썼다고 합니다.
황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고 적혀 있습니다.
정부가 각 지자체에 '사고', '사망자'로 쓰도록 지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 국민과 언론 등에서 '사고' 대신 '참사'라고 쓰고 있고, '사망자'가 아닌 '희생자' '피해자'로 쓰면서 정부가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참사'가 아닌 '사고'로 쓰는 것은 관광지 이태원의 이미지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박종현/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 : "압사, 참사 이렇게 하면 '그곳은 굉장히 위험한 곳인가 보다'라고 해서 관광객들이 가기를 꺼리는 그런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사망자'도 재난 관련 용어를 여러 기관에서 통일하기 위해 최대한 중립적인 용어를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종현/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 : "'희생자'라는 표현을 쓰면 책임을 지게 되고 '사망자'라는 표현을 쓰게 되면 책임을 안 지고 이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용어 사용은 권고일 뿐이라며 얼마든지 다르게 써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인권위 국감에서도 '참사'냐 '희생자'냐를 놓고 여야 공방이 오갔습니다.
[오영환/국회 운영위원/더불어민주당 : "정부의 태도, 이런 논란이 발생하는 자체가 이런 참사로부터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국민의 기본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
[장동혁/국회 운영위원/국민의힘 : "마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거나 진실을 덮을 것처럼 발언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이태원 참사는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고 생각한다면서, 용어는 선택의 문제로 특정 용어를 금기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김휴동 박석수 유성주/영상편집:고응용
[앵커]
광주광역시, 합동분향소에 걸려있던 현수막입니다.
정부 권고에 따라 '사고 사망자'라 표현했었는데, 오늘 아침, 이렇게 '참사 희생자'로 바꿨습니다.
이제라도, 희생된 분들을 제대로 추모해야 한다는 이유일 겁니다.
KBS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는 것을 파악한 뒤 계속해 '참사'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함께 애도하고 다친 마음들 위로할 수 있도록 정확한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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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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