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최장기 집권’ 네타냐후, 1년6개월 만에 귀환
이·팔 분쟁 격화에 극우 득세
120석 중 65석 과반 차지할 듯
팔 “극단·인종주의의 결과”
이스라엘 총선에서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73)가 이끄는 우파 블록의 승리가 예상된다.
최장기 집권 총리 기록을 보유한 이스라엘 우파의 상징적 인물인 네타냐후가 실각 1년6개월 만에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개표율 85% 상황에서 네타냐후 전 총리의 우파 블록은 전체 120석의 과반인 65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 리쿠드는 31석, 극우 정당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은 14석,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는 12석,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8석을 각각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총선 당시 6석을 얻는 데 그쳤던 ‘독실한 시오니즘’은 이번 총선에서 두 배 이상 많은 의석을 확보해 원내 제3당이자 우파 블록 내 제2당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주도하는 반네타냐후 연정 참여 정당 가운데는 원내 진출을 위한 최저 득표율(3.25%)도 넘지 못하는 정당들도 있다.
우파 블록의 승리가 최종 개표 때까지 유지된다면 네타냐후 전 총리는 지난해 6월 실각한 지 1년6개월 만에 다시 집권하게 된다. 이 경우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첫 번째 총리 임기에 이어 2009년 3월31일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15년 넘게 집권한 네타냐후 전 총리는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더 늘리게 된다.
다만 네타냐후 전 총리의 우파 블록이 확보한 의석수가 과반의 턱걸이에 그친다면 안정적 국정 운영은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독실한 시오니즘’ 등 극우 정당 연합의 지분이 커짐에 따라 차기 정부의 대팔레스타인·대아랍 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실한 시오니즘’의 약진에는 올해 들어 더욱 격화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작용했다. 올해 초 초정통파 유대교도 집단 거주지인 브나이 브라크와 텔아비브 등에서는 분리장벽을 넘어 침투한 팔레스타인 주민에 의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랐다. 이들을 테러 세력으로 규정한 이스라엘군은 테러범 색출을 명분으로 요르단강 서안 수색을 대폭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군인들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원 및 주민 간 충돌로 거의 매일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양측의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00명이 넘는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이 더 강경해질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무함마드 쉬타예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종교적 극단주의 우파 정당이 득세한 것은 이스라엘에서 극단주의, 인종주의가 확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는 극심한 정치 분열 속에 3년 반 사이에 총선이 5번이나 치러졌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도 못했고, 2020년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와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갈등하다 파국을 맞았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 전 총리 진영의 우파 연정 구성 실패 후 아랍계 정당까지 규합한 ‘무지개 연정’이 출범했다. 그러나 일부 우파 의원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연정은 1년 만에 무너졌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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