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는 숄츠에…“독일, 러 의존하다 에너지 위기 직면…같은 실수 반복” 비판
높은 경제 의존 따른 ‘줄타기’
서방 “대중국 견제 방해” 우려
“시진핑 3연임 축하하나” 지적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진)의 중국 방문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선 숄츠 총리의 방중이 중국 견제를 위한 대오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독일 내에선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는 전략적 방향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숄츠 총리는 4~5일 중국을 방문해 리 총리와 회담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만날 예정이다. 숄츠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처음 방문하는 유럽연합(EU) 및 주요 7개국(G7) 정상이다. 시 주석이 지난달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이후 처음 만나는 서방국가 정상이기도 하다. 폴크스바겐, 지멘스, BASF 등 독일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대거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숄츠 총리의 중국 방문 시기와 모양새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나왔다. 미국 리서치 회사 로디움그룹의 노아 바킨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숄츠 총리의 방중은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에게 선물을 제공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에선 숄츠 총리의 방중 계획이 지난주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내분이 벌어졌다. 숄츠 총리가 독일 함부르크 항만의 개발 프로젝트에 중국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의 투자를 허용키로 한 것이 계기였다. 앞서 중국 기업 자회사의 독일 내 반도체 생산 공장 인수를 승인키로 한 것도 반발을 샀다.
연립정부에 참가하고 있는 녹색당과 자유민주당 출신 장관들까지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했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제재에 동참하면서 에너지 위기를 겪게 된 것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독일로선 중국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독일이 받을 경제적 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심할 것이라는 우려다.
유럽과 미국은 서방으로부터 갈수록 견고한 견제를 받는 중국이 숄츠 총리의 독일을 약한 고리로 공략해 새로운 활로 모색을 시도할 것으로 우려한다.
EU는 중국을 경쟁자로 지목하고 중국 자본 투자를 규제하고 있는 마당에 나온 독일의 독자 행동에 유감을 나타냈다.
숄츠 총리가 중국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독일 경제의 중국 의존도 때문이다.
중국은 독일의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선 지 오래다. 폴크스바겐(40%), 지멘스(13%), BASF(15%) 등 독일 기업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다. 숄츠 총리가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답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숄츠 총리는 시 주석과 만났을 때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홍콩 민주주의 억압 등에 관해 단호하고도 원칙적인 견해를 밝혀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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