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우리 1선발입니다” SSG 폰트, 사령탑이 ‘쉬운 결정’ 내린 이유 증명

김현세 기자 2022. 11. 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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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희 1선발이에요. 쉬운 결정이었습니다."

3·4차전에 나설 선발투수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다소 꺼렸으나, 김광현-폰트로 원투펀치를 구성한 것은 1일 1차전을 시작하기 전부터 거리낌 없이 알렸다.

김 감독은 "원래 우리 팀 1선발은 폰트였다"며 "(김)광현이가 정규시즌 개막 이후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전까지 폰트를 선봉에 세웠다. 개막전 선발투수도 폰트였지 않느냐. KS에서도 둘 중 누구를 먼저 낼지 고민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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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7회초 1사 1루 SSG 폰트가 유격수에게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인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원래 저희 1선발이에요. 쉬운 결정이었습니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50)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번째 선발투수를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을 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미 윌머 폰트(32)로 낙점한 상태였다. 3·4차전에 나설 선발투수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다소 꺼렸으나, 김광현-폰트로 원투펀치를 구성한 것은 1일 1차전을 시작하기 전부터 거리낌 없이 알렸다.

근거는 확실했다. 올 시즌 폰트는 리그에서 톱클래스로 꼽히는 외국인 선발투수다. 등판했다 하면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기본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무려 20차례나 QS를 작성했다. 김 감독은 “원래 우리 팀 1선발은 폰트였다”며 “(김)광현이가 정규시즌 개막 이후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전까지 폰트를 선봉에 세웠다. 개막전 선발투수도 폰트였지 않느냐. KS에서도 둘 중 누구를 먼저 낼지 고민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폰트는 KBO리그 데뷔 첫 포스트시즌(PS)이자, 그 중 가장 큰 무대인 KS에서도 김 감독이 기대한 것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S 2차전에 선발등판해 투구수 100개로 7이닝 5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의 QS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승리를 따냈다. 193㎝의 키, 2m가 넘는 릴리스 포인트에서 내리꽂는 시속 150㎞ 이상의 직구에는 키움 타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직구뿐 아니라 낙차 큰 커브와 크게 휘는 슬라이더도 위력적이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폰트는 3-0으로 앞선 3회초 갑작스럽게 제구 난조를 보였다. 선두타자 김휘집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뒤 후속타자 송성문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김준완에게 또 하나의 볼넷을 내줘 무사만루에 몰렸다. 이 때는 키움 타순도 한 바퀴 돈 터라 폰트의 공을 눈에 한 차례 익힌 뒤였다. 그러나 폰트는 후속타자 이용규의 병살타를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와 실점 1개를 맞바꿨다. 이어 이정후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김광현-폰트를 필두로 한 SSG 선발진은 불안한 불펜과 달리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아왔다. 하루 전 1차전에선 야수들의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마운드를 힘들게 했지만, 이날은 폰트의 호투 덕에 SSG가 바란 시나리오 이상의 결과가 나타났다. 당초 김 감독은 “6이닝 정도만 소화해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단기전인데다 첫 PS이니 더욱 그럴 법 했다. 그러나 폰트는 너끈히 7이닝을 채웠다. 덕분에 팀도 6-1로 완승했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이미를 지닐지도 모른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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