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베스트 시나리오 만든, 김원형의 ‘7회의 선택’[KS2 승부처]
2일 한국시리즈 문학 2차전. SSG 벤치는 5-1로 리드를 유지한 가운데 7회초를 맞았으나 선발투수 윌머 폰트의 교체 여부를 놓고 고민할 만한 상황을 연이어 맞았다.
폰트는 7회 선두로 나온 키움 5번 야시엘 푸이그를 2구만에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으나, 김태진과 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로 몰렸다. 투구수는 94개. 키움 타석에는 한방 있는 8번 김휘집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SSG 벤치로서는 불펜을 가동할 수 있는 시점을 만났다.
그러나 SS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우타자 김휘집까지 승부한 이후 좌타자인 9번 송성문 타석에서 좌완 셋업맨 김택형 투입할 가능성도 엿보였다. 폰트는 우선 4구 만에 김휘집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기대에 응답했다.
폰트의 투구수는 98개로 불어났다. 다음 타자 송성문은 앞서 첫번째 타석에서 폰트로부터 우중간 2루타를 뽑아내며 나름의 강점도 보인 뒤였다. 그러나 SSG 김원형 감독은 이번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결과가 좋았다. 폰트는 경기 초반보다는 구속이 살짝 떨어졌지만 적극적인 승부로 송성문을 2구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투구수 100개를 채우고 이닝을 마쳤다.
김원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선발투수 폰트가 7회까지 던져주면 베스트 시나리오지만, 단기전인 만큼 선수들이 공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하게 되면서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6회까지만 잘 던져줘도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SSG의 베스트 시나리오가 나왔다.
SSG는 투수진 운용에 있어 선발진에 높은 비중을 두는 팀이다. 상대적으로 불펜 운용의 계산이 불확실해 페넌트레이스에서부터 선발진을 가급적 끌고 가는 것으로 승산을 높여왔다. 김원형 감독은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타는 것을 최선의 길로 보고 있다. 이날 7회 고비를 폰트에게 모두 맡기고 무실점으로 막으며 방향성도 만들었다.
폰트가 투구수 조절에 성공한 것도 김원형 감독의 결정을 용이하게 했다. 폰트는 5회까지만 하더라도 투구수 8개를 기록해 7회까지 마운드에 버티는 것은 버거워 보였다, 그러나 6회 2번 대타 김웅빈과 3번 이정후, 4번 김혜성을 7구 만에 3자범퇴로 엮어내며 7회까지 던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폰트는 7이닝 5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SSG는 5-1이던 7회말 한유섬의 솔로홈런으로 6-1까지 달아나며 넉넉한 리드 속에 8회를 맞아 불펜진을 가동했다. 김택형(8회)과 서진용(9회)을 차례로 올려 여유롭게 승리를 지켜내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바꿔놨다.
문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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